연방법 따라 학교마다 내년 가을까지 확보 ‘초비상’
지난 5월 뉴멕시코주립대학을 졸업한 테드 프리길라나(23)는 이번 가을 오마하 노스 하이스쿨에서 지리와 세계사를 가르치고 있다. 5개 학교에서 오라고 했는데 이 학교를 선택한 것이다.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의 교육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수학교사 마이클 틱스베리는 과정이 절반 밖에 지나지 않은 지난해 여름 3곳에서 “와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는 대학원을 다니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스트 캐롤라이나 대학을 졸업하고 노스캐롤라이나 아이카드에 있는 이스트 버크 고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한 풋내기 교사 리 멀은 이 학교를 결정하기 한 달 전 5개 학교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교사지망생들의 인기가 이처럼 치솟는 것은 교사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양질’의 교사를 구하기 어렵다는 ‘시장’상황 때문이라고 시사주간지 ‘US뉴스&월드리포트’가 최근 보도했다.
대학원 학비지원, 배우자 취업알선에
전근 비용 및 짭짤한 은퇴 베니핏 제공
수학·과학·특수교육 교사 턱없이 부족
5년 후 절반 이직… 직업 만족도 높이기 총력
연방법이 보다 우수한 교사양성을 까다롭게 적용하면서 각급 학교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강단에서 가르칠 전공과목만큼은 ‘통달’해야 한다. 종전에는 자신의 전공분야가 아닌데도 비슷하다는 이유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올해 학기연도가 끝나기 전에 충분한 자격을 갖춘 교사를 구해야 한다는 게 학교 측의 부담이 되고 있다.
그야말로 우수한 교사 구인난이다. 과목에 정통하고 자격시험에 통과한 교사를 구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석사학위를 따고 싶으면 학비를 대준다. 의료보험은 물론이고 교사의 배우자 취업알선도 맡는다. 네바다의 클라크 카운티 교육구는 2,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전근 비용을 지급하고 짭짤한 은퇴 베니핏도 제공한다.
영어교사 리 멀이 근무하는 노스캐롤라이나 아이카드 지역에서는 향후 3년간 3만명을 필요로 한다. 적어도 연간 3,500명을 뽑는다는 계획이다. 대학에 직접 가서 졸업예정자들에게 구애의 손길을 뻗는다. 교사를 ‘모시기’ 위해 살 곳도 알선 해준다.
능력 있는 새 교사 채용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이 비교적 투명하다. 하지만 기존의 오래된 교사들이 문제다. 이들에게 새로운 시험을 보거나 전공과목에 대한 숙지 정도를 가늠하기가 간단하지 않다. ‘노 차일드 레프트 비하인드’(No Child Left Behind)의 규정에 따라 베테런 교사들도 수준을 향상시켜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장애가 있고 게다가 학교 측에서 이들의 문제를 감싸고 있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신입교사를 지도하거나, 교수법을 익히거나, 교육단체에 가입할 경우 우수교사로 인정한다. 알래스카에서는 외국어에 능통하면 크레딧 5점을 준다. 메인에서는 학업관련 클럽에 가입하면 크레딧을 준다. 또 적지 않는 주에서는 교사평가에서 부풀리기 작업이 횡행한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점을 드러낸다.
크레딧 규정은 실제 교사의 우수성과는 별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크레딧을 받아 겉으로는 우수한 교사로 인정받는다 해도 실제 교실에서 실력있는 교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포모나에서 36년간 장애학생을 위해 특수교육을 가르쳐 온 엘렌 저베이스는 정부의 규정을 따르는 게 모욕감을 주기도 하지만 실제로 우수한 교사로서 자질을 갖추려면 형식적인 크레딧보다는 실질적으로 교과목에 대한 전문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그녀는 특수교육을 전공했는데도 학교에서 유사 교과목 여러 개를 맡고 있다. 신입 교사를 지도하고 영어 석사학위를 갖고 있어서 모든 것이 묵인됐다.
각 지역의 학교들은 특히 수학, 과학, 특수교육 교사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사우스 다코다 브리지워터와 이메리 지역은 6마일 떨어져 있는데 교사가 부족해 학교 강의 스케쥴을 공동으로 짜고 있는 정도다.
버지니아에서는 2년 전만 해도 교사들이 연방법 규정대로 수준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했으나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을 뿐이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80%가 규정에 맞는 수준을 지니게 됐다. 시카고에서는 올해 이 비율을 90%로 잡고 있다. 교사의 질적 향상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우수한 교사를 충원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이들이 학교에 들어온 뒤에도 계속 남아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교사직에 만족해야 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제 교사를 시작한 뒤 5년 동안 학교에 남아 있는 경우는 약 50%로 나타났다.
산타크루즈에서는 이직을 막기 위해 남다른 애를 쓰고 있다. 신참이 들어오면 고참 교사가 2년간 지도한다. 강의프로그램 개발을 돕고, 강의를 참관하거나 공동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적어도 매주 한번은 이렇게 한다. 이 지역의 교사 88%가 6년 동안 학교에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이직률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우수교사를 확보하는 것보다 이들을 지켜내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