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영역 허물고 겸업.새 업종 진출늘어

전통적인 개념의 업태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이른바 ‘업태 영역 파괴’ 바람이 한인 유통업계에 불고 있다.

수입상, 도매상, 소매상 등으로 구분되던 기존 유통업계에 최근 업태간 영역을 허물고 겸업을 하거나 다른 업태에 진출하는 새로운 유통 업체들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 때문에 동종 업태간 경쟁은 물론 업무 영역이 다른 업태의 업체들과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들어 업태간 영역 파괴가 가장 활발한 곳은 맨하탄 브로드웨이 상가.
업종에 상관없이 수입상으로부터 물품을 받아 소매상에게 납품하던 도매상들이 직접 중국과 동남아 국가로부터 직접 수입해 소매상들에게 물품을 판매하고 있는가 하면 수입상들은 도매업소를 별도로 설립, 소매상들과 거래를 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수입상의 경우 소매업소를 오픈, 직접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뉴욕한인경제인협회의 한 관계자는 “수입상이 도매상에 진출하고 도매상이 수입상을 겸업하는 업태 파괴 현상이 최근 1～2년새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이같은 현상으로 한편으로는 업체들간 경쟁이 다른 업태간의 경쟁까지 발생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태간 영역파괴는 이미 식품업계에서 수년 전부터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지난 2년 전 식품도매상인 서울식품이 덴버와 벤쿠버에 소매업소를 오픈했는가 하면 한인 최대규모의 식료품 소매 업소인 H마트도 도매업소를 운영 중에 있다.아씨프라자도 마찬가지로 미주 최대 한인 식품 도매상인 ‘리 브라더스’를 모회사로 하고 있
다.

이 밖에 네일업계에서 미용재료 도매상인 KMC가 수년 전부터 맨하탄에 ‘대싱 디바’란 이름의 네일살롱을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가 하면 뷰티서플라이업계에서도 니카케이 커스메틱사가 ‘이브’란 소매상을 운영하며 소비들을 직접 공략해 나가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같은 업태간 영역파괴 현상이 일부 업체들을 중심으로 수익성 증대와 사업 확장을 시도하면서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태간 영역파괴가 도매 ·소매 등 유통 단계를 단축시켜 마진을 높이거나 겸업을 통한 판로 확대를 꾀하기 위한 새로운 유통형태로 차츰 자리 잡고 있다”면서 “특히 장기 경기 침체를 맞아 이를 극복하려는 수단으로도 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