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를 잘 챙기지 못하고 매사에 까다롭지 못한 내가 주위 사람들의 말리는 소리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조그만 반찬가게 하나를 인수했다.
한인들이 평상시 즐겨 먹는 음식들을 만드는 것이니 특별한 기술을 요하지 않는 사업이라 쉽게 생각하고 이런 저런 조건들을 심각하게 따지지 않았다. 그러나 가게를 사고 판 전환점에서 매상에 차이가 났다. 예상했던 금액이 되지 않았다.
나는 처음 가게를 인수할 때 말리던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목적한 만큼의 매상을 만들어 내려고 가게의 면모를 바꾸어 가면서 물심양면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가게는 손대지 않느니만 못해지고 결국 나는 가게를 포기해야 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장사는 이익이 남아야지” 하는 계산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배운 것을 이득으로 삼고 자신을 위로했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반드시 이익을 남겨야 할 또 다른 장사가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말, 즉 언어이다. 장사도 장사이지만 다른 사람들의 말이 나를 무척 힘들게 한 것이 크게 맘에 새겨진 탓이다.
가게를 운영하는 동안 장사형편이 어려워 겪은 스트레스 보다 내 머리 속을 더 조여오던 것은 나를 염려하여서 해주는 주위 사람들의 말이었다. 분명 걱정해서 하는 말 일테지만 그 표현이 부정적일 때는 듣기가 너무 힘들었다.
예를 들어 물건이 다 팔려 나가 빈 공간일 때 “와, 장사 잘 됐다. 더 채워야겠네” 하며 같이 기뻐해 주면 좋을 것을 “왜 물건이 없어? “ 하고 말하면 맥이 빠진다.
하기야 일상 생활에서도 사랑하는 이가 주는 행복을 차지하지 못하고 도리어 상대를 무안하게 하는 말투도 있다. 남편이 선물을 해줘도 “이런 것은 뭐 하러 사와, 돈도 없는데!” 하며 옆으로 휙 던져 놓는 아내들이 있다. 남편이 자리를 뜨면 슬그머니 끌어다 보며 좋아하면서 말이다.
이런 표현은 가난하고 세파에 시달리던 우리 전 세대의 표현법이기는 하다. 그러나 말은 엄밀히 따져서 내 생각, 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해야 하겠다.
남의 행복을 보고, 남이 잘 되는 것을 보고 같이 좋아하는 사람의 말속에는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고 하신 하나님의 마음이 있어야 하겠다. 말을 하고도 손해를 보지 않고 이익을 남기려면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습관을 긍정적으로 개선해서 아름다운 어법을 가꾸어야 하겠다.
박진옥/레이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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