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맥클린 힐턴 호텔에서 개최된 ‘한인 정치참여 포럼’에 우연하게 참석했다. 포럼은 ‘한인 정치참여 실태 및 문제점’‘한인정치참여 제고방안’ 및 ‘한인분야별 행동방안과 실례‘라는 내용으로 장장 5시간 반 동안 진행되었다.
한인 정치참여 포럼의 주된 목적은 왜 한인들이 타 소수민족에 비하여 미국정치 참여율이 낮은가 하는 원인규명과 어떻게 하면 한인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하여 정치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에 대해서 사회학적인 면에서 의견을 간단하게 피력해보고 싶다.
첫째, 이질적인 사화환경과 문화적인 환경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200여 개의 잡다한 민족 중에서 한국인만큼 서양사회 및 문화에 이질감을 느끼는 민족도 없다. 특히 언어의 장벽이 너무나 높다. 일본인이 한국인보다 언어적인 면에서는 약간 높다고 하더라도 다른 부분에서는 월등히 유리한 위치에 있다.
둘째가 한인들의 도덕성이다. 한인 지도자들은 물론이고 일반 교포들의 도덕성을 깊이 들어다 볼 필요가 있다. 과연 미국사회가 요구하는 도덕기준에 부합하는 도덕성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셋째, 한인들의 무의식 속에 잠재하고 있는 계급의식이다. 모든 사람들이 양반이 되고자 한다. 가문, 학벌 및 사회적 직위가 양반을 만든다고 하는 전통적 양반개념과 돈이 양반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현대적 개념과의 갈등, 그리고 지금도 한국사회에서 만연되고 있는 그릇된 계급의식이 이곳 미국의 한인사회에서도 팽팽하게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넷째, 한국정부의 대교민 정책의 모순이다. 1995년 김영삼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여 교포들과의 좌담회를 가졌다. 그때 김 대통령은 이렇게 말하였다고 언론은 전했다. “이곳에 살고 있는 교포들은 한국을 쳐다보지 말고 미국 주류사회에 진입하여 당당한 시민이 되도록 노력하여야만 할 것입니다.”
그러나 말과는 달리 역대 한국정부는 한인들이 미국 주류사회에 적극 참여하여 당당한 미국시민으로 살아가도록 그들의 등을 떠미는 정책보다 한국정부를 위하여 그들을 껴안는 정책에 우선 순위를 두어 왔다. 따라서 소위 말하는 한인 지도자들은 미국정치보다도 한국정치에 더 관심을 가지고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노력하여 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평화통일자문위원회이다.
얼마 전에 어느 한인단체 책임자에게 “단체 내에 이민학교를 만들어 갓 이민 오는 세대들에게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및 문화적인 환경과 그리고 실제 생활과 관련되는 모든 사항에 대한 강의를 통하여 이민자들 인식을 전환시키고 미국적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
한인교회에 다니고 한국 TV를 보고 한국식당에만 가고 한인들만 만나고 그리고 한국정치에 보다 관심을 가지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사람이 가장 성공한 한인일까.
학력에 관계없이, 경제력에 상관하지 않고, 그리고 사회적 지위에 따라 차별하지 않고 모든 다양한 인종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사람, 그런 리더십을 가진 사람, 그 사람이 진정 성공한 이민자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도진호/베데스다,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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