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주석, 룸서비스로 라면 주문
부시, 한국군 부대서 자전거 히치하이킹
부시 미국 대통령이 묵었던 동백섬 입구 웨스틴조선비치 호텔 객실. 100평에 가깝다. 19일 직원들이 부시가 서명한 방명록을 보여주고 있다.
•정상들이 묵었던 해운대 특급호텔에서 여러가지 뒷얘기들이 무성하다. 18일 제1차 정상회의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마이클 소마레 파푸아 뉴기니 총리는 옷에 달린 금장 단추 하나가 떨어졌다며 호텔측에 급히 SOS를 요청했다.
호텔 직원이 객실로 올라갔으나 떨어진 단추는 찾을 수 없었고 여분의 단추도 새 것이라서 나머지 단추들에 비해 반짝거려 어울리지 않았다. 호텔측은 여분의 단추를 사포로 문지르고 약품을 처리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으나 여전히 색깔이 바랜 다른 단추들과 비슷한 색을 내기 힘들었다.
호텔측은 고심 끝에 가지고 있던 모든 종류의 단추를 갖고 올라가 옷에 대어 보고 제일 어울리는 것을 선택해 모든 단추를 교체했다. 소마레 총리는 “원더풀” “탱큐” 를 연발했다고 한다.
쩐 득 렁 베트남 주석과 압둘라 바다위 말레이시아 총리는 한국 라면을 좋아해 룸서비스로 라면을 주문했고 호텔측은 천연 양념으로 국물 맛을 낸 특별 라면을 제공했다.
리카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은 호텔 내 이탈리아 식당을 찾았다가 18일 열린 정상만찬에 사용된 칠레산 몬테스 와인이 판촉 행사의 일환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보고 기뻐하며 직접 이 와인을 주문했다.
건강식을 좋아하는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을 위해 호텔측은 직접 만든 무설탕 쿠키류와 샌드위치 등을 제공했고 아로요 대통령은 호텔을 떠날 때 자신을 돌본 직원들에게 일일이 향수를 선물해 여성 정상의 섬세함을 보였다고 한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도착한 다음날인 17일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1시간 동안 자전거 하이킹을 즐긴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자전거를 탄 장소는 뜻밖에도 미군 부대가 아닌 국군 부대였다.
당초 물 샐 틈 없는 통제가 이뤄지고 있던 누리마루 하우스 순환도로와 국군 부대 2개 안이 검토됐으나 미국측은 한국측이 추천한 국군 부대를 둘러본 뒤 승락했다. 그가 자전거를 탄 부대는 해운대에서 10분 가량 떨어진 부산 외곽 군부대였다.
APEC 회원국 정상 가운데 부산에 가장 늦게 도착한 사람은 여성인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였다. 각국 정상의 정상회의장 도착 및 영접은 18일 오후 1시 25분부터였으나 클라크 총리가 인천공항에 도착한 것은 이날 오전 11시 25분.
클라크 총리는 당초 국내선으로 부산으로 향할 예정이었으나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제1차 정상회의에도 지각할 것은 뻔한 일이었다.
경호안전통제단은 즉시 인천공항에 대기 중이던 공군 수송기를 활용키로 결정, 클라크 총리는 12시 1분 인천공항을 이륙했다.
하지만 통상 민간인 항로를 이용할 경우 비행시간만 55분이 걸리므로 공군이 부산까지 일직선으로 운항할 수 있는 항로를 열어 주었고 클라크 총리는 40분 만에 부산에 도착, 지각을 면했다
21개 회원국 정상들이 모두 참석하는 행사에는 사전에 입장 순서가 정해져 있었다. 18일 벡스코에서의 1차 정상회의 때는 알파벳 순, 그날 공식만찬 때는 알파벳 중간인 ‘N’ (뉴질랜드)부터, 19일 2차 정상회의 때는 알파벳 역순으로 각각 도착하기로 사전에 조율이 돼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순서가 몇번 바뀌었는데 순서를 지키려다 행사가 지연되는 일을 막기 위해 경호안전통제단이 그때 그때 적절하게 순서를 조절했다고 한다.
폐막을 앞두고 누리마루 하우스 옆에서 찍은 기념사진도 사전에 자리가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정상 중 가장 키가 작은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 아로요 대통령은 당초 뒷줄에 배정됐으나 앞줄의 폴 마틴 캐나다 총리에게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바꾸었다.
부산=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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