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연씨(왼쪽), 박상규 목사 등 한인 봉사자들이 다운타운 자바시장 인근에서 200 여명의 노숙자들에게 저녁 식사를 나눠주고 있다. <신효섭 기자>
빛도 이름도 없는‘사랑의 도우미’
자원 봉사자
노숙자·일용 노동자·양로원 노인 대상
돈·시간 들여 식사제공·책읽기 등 봉사
척박하고 신산한 세상살이 속에서도 그래도 살 만하다고 느끼는 때는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숨어서 묵묵히 남을 위해 자신의 몸과 시간을 바쳐 봉사하는 평범한 이웃의 얼굴을 한 자원 봉사자들을 주변에서 만나게 될 때다.
앞만 보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휴일도 없이 생업에만 매달려왔던 한인사회에 언젠가부터 교계를 중심으로 자원봉사 활동이 조용하게 확산되고 있다. 자신의 시간을 쪼개가며 남을 위해 봉사하는 한인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는 것.
한인 손호영씨.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5시면 상가가 철시해 황량하기까지 한 다운타운 자바시장 인근에 어김없이 나타나 자신을 1시간이상 기다리며 줄지어 늘어선 200여명의 노숙자들에게 저녁식사를 제공한다. 19세 여대생 홍지민씨, 본향 교회 박상규 목사 등과 함께 한바탕 전쟁을 치루듯 노숙자들에게 저녁을 나눠주고 나면 벌써 7시. 200명이 넘는 허기진 노숙자들이 저녁을 굶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 단 하루도 거를 수가 없다.
6개월이 지나도 어둠이 내린 다운타운이 여전히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감사할 줄 모르던 이들이 감사하는 법을 배워가며 달라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손씨는 최근엔 하나 둘씩 젊은 한인 노숙자들이 늘어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더 하다고 말한다.
토요일 아침 7시. 불법체류 라틴계 노동자들의 인력시장이 들어서는 올림픽가와 만나는 페도라길.
수 십명의 라틴계 일용 노동자들이 10여명의 한인 여성들이 나눠주는 뜨거운 컵라면으로 아침을 때운다. 인근 한인 교회가 1년 전부터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주변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제공하는 아침식사가 이제 이들 일용노동자들에게는 토요일의 소중한 한끼가 되고 있다.
“한인 교계가 이제야 커뮤니티 봉사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큰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먼저 마음을 열며 큰 돈이 없어도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은혜의 방주 교회 김동일 목사는”일거리가 없으면 하루를 굶어야 하는 일용노동자들에게 베푸는 이같은 작은 봉사도 매주 빠지지 않고 나오는 10여명의 교인들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교인들의 봉사를 강조했다.
노인 아파트에 홀로 살며 자신보다 더 힘든 양로원 노인들에게 손수 턱받이를 만들어 가져다 주는 박희자(65)씨도 이름없이 자원봉사 활동 대열에 동참한 한인중 하나다. 할머니 박씨와 함께 양로원을 찾아다니다 노인들에게 ‘성경책 읽어주기’ 자원 봉사를 시작한 14살의 박진경양의 천사같은 모습도 최근 커뮤니티 자원 봉사에 눈뜨고 있는 한인들의 자그마한 봉사의 한 모습이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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