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500여달러짜리 컴퓨터를 산 김모씨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금을 보내준 지는 한참이 지났지만 아직 물건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곳저곳 알아보고 있지만 해결책을 찾지는 못한 상태다.
할러데이 샤핑시즌이 돌아왔다. 파킹자리 찾느라 힘 빼고 인파 속에서 물건 고르느라 동분서주하느니, 집안에서 클릭 한번으로 샤핑을 끝내겠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인터넷 샤핑은 그야말로 전성기다. 시장조사기관인 ‘컴스코어 네트웍’ 발표에 따르면 추수감사절을 즈음한 지난 24-28일 온라인에서 소비자들이 지출한 돈은 9억2,500만 달러로 전년동기비 24% 치솟았다.
온라인이 새 샤핑 명소로 자리 잡아간다지만 앞서 언급한 김씨처럼 인터넷 샤핑에 나섰다 마음 고생만 하는 사람도 적잖다. 실제 ‘인터넷 범죄 불만센터’(Internet Crime Complaint Center)가 지난해 접수한 인터넷 샤핑 불만은 10만여건에 달한다. 특히 70%는 경매 관련으로 아예 주문한 물건이 배달되지 않거나 상품이 셀러의 설명과 다르다는 불만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인터넷 샤핑 사기도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요즘은 소비자들이 한 눈에 알아차릴 수 있거나 크레딧카드 회사에 스크린 될 가능성이 높은 큰 액수보다는 몇 십달러 정도의 소액 사기가 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LA에 거주하는 윤모씨의 경우 비슷한 경험을 했다. 크레딧 카드 명세서를 보니 낯선 업체의 이름으로 24.99달러가 빠져나간 것이다. 검색 엔진을 통해 이 업체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게시판에는 비슷한 소비자 불만이 여러 건 올라와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업체는 크레딧카드 넘버들을 훔쳐 한꺼번에 소액을 부과하는 소위 ‘스팸 차지’를 한 것이다. “그나마 크레딧카드 업체에서 즉각 그 금액에 대해 크레딧을 주고 새 카드까지 발급해줘 다행이었다”고 밝힌 윤씨는 “하지만 아마 많은 사람들은 유사한 경우에 ‘내가 그 돈을 썼나?’하고 넘어갔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한인들 사이에서도 온라인 샤핑은 일반화되는 추세다. 2년여전 본보 설문조사에서도 한인 인터넷 이용률은 80%를 넘어섰고, 이중 절반이상이 온라인으로 물건을 산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한인들의 경우 온라인 샤핑 이용률이 늘어나는 만큼 이에 대한 정보 습득이나 철저한 준비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걱정이 앞선다.
도움이 될 만한 정보로 간단한 예를 든다면 아마존이나 야후 등과 같은 유명 사이트가 아닌 곳에서 샤핑을 한다면 베터 비즈니스 뷰로(Better Business Bureau)나 베리 사인(VeriSign) 혹은 ‘TRUSTe’ 등 공인기관에서 발급한 ‘실’(seal)이 있는가를 찾는 것이 현명하다. ‘실’이 있다면 이들 기관에 등록됐으며 최소한의 기준은 충족됐다는 뜻이다. 샤핑객들의 리뷰와 전문 웹사이트들(bizrate.com, resellerratings.com, epinions.com)의 평가도 참고로 삼을 만하다. 이밖에 택스부과 여부, 외국 사이트의 경우 환율과 배달 문제 등을 정확히 체크해야 한다.
요즘 같은 할러데이 시즌에는 신분도용 등의 범죄 표적이 되기 십상. 전문가들은 가급적이면 여러 개가 아닌 한 두개의 크레딧 카드만을 정해서 결제하라고 조언한다. 아는 만큼, 꼼꼼한 만큼 보인다. 온라인 샤핑에서도 통하는 말이다.
이해광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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