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면 이사장이 소송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승관 기자>
“별관 구입 손실·재단활동 방해”들어
김시면 이사장, 이사 2명에 사퇴 요구
이사진 17명중 14명은 소송 비판
타운내 한인회관 건물을 소유, 관리하는 한미동포재단(이사장 김시면)이 건물 증개축 문제를 둘러싸고 이사진 간의 갈등이 심화, 급기야는 법정 소송까지 제기하는 극단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사태는 특히 업무에서 야기되는 갈등도 원인이겠지만 현 이사장의 이사들 길들이기 양상까지 비쳐져 보는 이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7일 한인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표적인 반대파 이사로 꼽히는 김지수 이사와 조지 최 직전 이사장의 이사직 자신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이들이 재단에 재정적 손실을 끼쳤다며 이들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김지수 이사와 조지 최 이사 등 반대파 이사들이 건물 개축 공사를 위한 이사장의 기금모금 활동에 비협조적이고 이사 추가 영입을 이유 없이 반대하는 등 재단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두 이사의 자진 사퇴를 공개 요구했다.
또 김 이사장은 “최근 별관 철거 공사 직전에 예기치 않게 석면이 발견돼 재단이 수 만 달러의 손실을 입게됐다”면서 “별관 구입 당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두 이사는 사퇴는 물론 재정 손실에 대한 보상도 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두 이사에 대한 재단 측의 소장을 공개했다.
김 이사장은 소장에서 두 이사에 대해 각각 5만달러의 배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두 이사가 자발적으로 재단을 떠나준다면 소송을 취하할 수 있다고 밝혀 이번 소송제기가 두 이사의 퇴출을 위한 위협성 소송임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최 두 이사는 당시 별관 건물 구입과 상가임대를 위한 건물 리모델링 설계비용 등은 이사회를 통해 정당하게 결의된 사항이었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이사장편에 서지 않는다고 해서 이사회 결의도 거치지 않은 채 이사 퇴출을 주장하고 재단 명의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이날 재단 이사 17명 중 3분의2가 넘는 14명의 이사들은 김 이사장의 소송제기를 강력히 비판하고 즉각적인 소송취하를 요구하면서 오는 8일 긴급 이사회 소집을 통고했다.
동포재단 내분
소송 제기는 반대파 퇴출 노림수 성격
이번 한미동포재단 사태는 표면적으로는 직무상 실책에 대한 책임을 묻는 형식을 띠고 있으나 내면적으로는 현 이사장의 이사영입에 ‘걸림돌’이 되는 반대파 이사들에 대한 퇴출 소송의 성격이 짙다.
6일 기자회견석상에서 김시면 이사장은 일부 이사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기부금도 내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는가 하면 기부금조차 내지 않는 일부 이사들이 한인 사회 재력가들의 이사 영입조차 반대하고 있다고 감정적으로 비난을 서슴치 않아 이번 소송제기가 일부 이사들에 대한 퇴출이 목표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지난 10월부터 총영사관 관저 기금모금 행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기금모금 활동을 해온 김시면 이사장은 현재까지 모금총액이 7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부진하자 지난달부터 한인 사회 재력가들을 상대로 기부금을 받는 조건으로 이사 영입을 추진해왔으나 반대파 이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이사영입을 성사시키지 못해왔다. 김 이사장이 영입을 추진해온 이사는 남문기·서영석·이희덕·장성길씨 등 한인 사회 재력가5∼6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기부금도 제대로 내지 않고 이사회비도 내지 않는 일부 이사들이 기부금을 내겠다는 재력가들의 이사영입을 반대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면서 “이들 반대파 이사를 퇴출해야만 기금모금 활동 등 재단 운영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의 소송제기에 반대하는 이사들은 이사회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재단명의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이번 소송이 김 이사장의 감정적인 처사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김 이사장의 독선적인 재단운영이 계속될 경우 이사장이 퇴출될 수도 있다고 맞서고 있다.
<김상목 기자> sangmok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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