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귀국앞둔 재외 공관원들 자녀 진로문제 고민
“기러기 아빠 감수” “한국서 대학 보낼것” 엇갈려
“미국 생활이 좋다는데 아들과 함께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국 귀임을 앞둔 재외 공관원들이 미국 생활에 익숙해져 버린 자녀들의 교육 문제로 고민에 빠져 있다.
아들 교육 문제로 한 차례 연장 근무를 신청했던 한 공관원. 그는 “아들이 고교 12학년인데 한국에 들어가기엔 대학 입시 등 부담이 있어 미국에서 좀더 체류하기로 결정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3년여 동안 체류했던 이 공관원의 아들은 미국내 대학 입학을 희망하고 있다.
‘기러기 아빠’노릇을 하고 있는 전직 공관원들도 적지 않다. 자녀가 중·고교생인 경우 이들을 돌봐 줄 엄마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으로 귀임을 한 공관원 중 일부는 미국에 체류할 때보다 더 바삐 비행기를 타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공관원이 ‘기러기 아빠’역할을 하기엔 적지 않은 학비 등 현실적 비용이 만만치 않다. 고교 재학 중인 두 자녀를 두고 있는 한 공관원은 “귀임하면 자식들 모두 데리고 한국으로 들어갈 것”이라며 “뿌리가 한국이고 가능하면 자식들이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으면 좋겠다”고 심정을 밝혔다.
외교관 등 재외공관에 재직 중인 한국 공무원 자녀들의 학업 성적은 우수한 편이다. 외국에서 익힌 외국어 실력과 함께 공직에 몸담고 있는 아버지의 압력 등으로 학업에 소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교관 출신 아버지를 둔 한 한인은 실제로 한국 귀국 후 한국의 명문대에 입학, 외국 언론사에서 일하다 하버드대 석사 과정을 마친 후 미국에 터전을 잡고 일하고 있다.
그의 성공에는 오랜 외국 생활 속에 익힌 뛰어난 영어, 스페인어 실력 등이 한 몫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한 공관원은 “한국이 워낙 빨리 변하기 때문에 외국 생활을 잠깐 해도 아이들이 귀국 후 적응을 못 하고 왕따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자녀 교육의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한편, 한국 공무원들에 따르면 미국 시민권자인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취임 이후 부인과 아들을 외국에 남겨 놓은 채 귀국한 ‘기러기 아빠’공무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많이 엷어진 상태다.
외국 시민권자 장관이 임명된 마당에 자녀의 교육문제는 개인의 기본권이란 생각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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