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현 선교원 건물 내 재활실에서 박모세(맨 왼쪽) 대표가 회원들과 함께 새 장소 물색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승관 기자>
샬롬선교회 새 거처 물색
단지 장애인단체란 이유로
가는 곳마다 문전박대 당해
돈 있어도 길거리 나앉을판
“돈이 있어도 장애인 단체는 갈 곳이 없네요…”
새로운 결심과 다짐으로 힘찬 한 해를 설계하는 1월. 하지만 샬롬장애인선교회 대표인 박모세 목사는 새해 계획을 세울 힘도 여유도 없다. 현재 선교회가 입주해 있는 건물주인이 재개발을 이유로 사실상 1월말까지 퇴거할 것을 지난해 12월29일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 날부터 새 장소 물색에 나선 박 목사는 한인타운 내 10여 건물을 직접 방문했지만 12일까지 계약을 못했다. 이유는 단 하나, 장애인 단체이기 때문인 것으로 박 목사는 추측한다. 신문 안내광고에 나온 연락처에는 모두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해봤다. 장소나 보러 한 번 오시라는 친절한 대답은 샬롬장애인선교회 목사라는 신분을 확인한 뒤에는 갖가지 변명으로 바뀌었다. 시세에 맞춰 계약하겠다고 밝혔지만, 심지어 교회나 선교단체의 대답도 항상 ‘곤란하다’였다.
박 대표는 “장애인에 대한 한인사회의 편견이 여전히 존재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실제로 장애인 시설이 입주하면 건물이 더러워지는 건 사실이지만 선한 사마리아인이 한 명은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현 건물 임대 계약이 1년6개월이나 남아있어, 법적 투쟁을 하면 상당한 액수를 보상 받을 수 있는데도 새로운 장소를 찾는데 전념하는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었다. 히스패닉 가톨릭 신자인 현 건물주는 ‘좋은 일 하면 하느님이 복 주겠죠‘라며 1년 넘게 렌트비를 매달 3,000달러 이상 할인해 줬다.
어떻게 이런 사람을 상대로 소송을 하느냐는 게 박 대표의 생각. 그는 “선교회 이사장이 밸리에 좋은 장소를 제공해주겠다고 했지만, 장애인 회원의 95% 이상이 한인타운에 살고 있어 한인타운을 떠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자가용이 없어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장애인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고, 120명이나 되는 회원이 함께 모일 수 있는 넉넉한 장소를 찾는 게 쉽지는 않다”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213)387-7724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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