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불같은’ 명연설로 미국의 역사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날(1월 셋째주 월요일)을 맞아 미 전국적으로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열렸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킹 목사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흑인 노예해방선언을 전시한 국립기록보관소를 찾아 킹 목사와 링컨 전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했다.
흑인 지도자 제시 잭슨 목사는 시카고에서 열린 조찬행사에서 흑인은 자유롭게 태어났으나, 수명, 교육 등에서 동등한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을 촉구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킹 목사는 링컨의 노예해방 선언 100주년인 1963년 워싱턴에서 흑인 25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평화행진 때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로 미국의 흑백 인종갈등을 해결하는 극적인 계기를 만들었으며, 이듬해 35세 때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 흑인에 대한 정치.사회적 평등을 보장한 시민권법의 제정을 보게 됐으나, 1968년 암살됐다.
AP통신은 킹의 날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4분의 3은 킹 목사의 흑백 인종간 평등이라는 꿈이 상당히 실현됐다고 보고 있으나, 흑인 응답자 사이에선 그 비율이 66%로 떨어진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인구통계자료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연소득 등의 면에서 흑인들은 지난 수십년간 백인과 격차를 크게 좁힌 것으로 나타났으나, 최근 정체상태이거나 후퇴 조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뉴올리언스 참사 때 희생자의 태반이 흑인 저소득층인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인종 격차 문제가 쟁점으로 재등장했다.
미 정부는 1986년 킹의 날을 전국 공휴일로 지정했으나 이날을 유급휴일로 삼는 기업은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특히 킹의 날이 단순히 놀거나 쇼핑하는 날이 아닌, 킹 목사의 정신을 계승한 봉사의 날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1994년 미 의회가 이날을 봉사의 날로 지정하는 입법을 하기도 했으나, 최근 이러한 킹의 날의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한편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는 킹 목사의 명연설은 직접 육성으로 들을 때 글로 읽을 때에 비할 수 없는 감동과 영감을 불러일으키지만, 킹 목사 유족이 이 연설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행사, 유료로 테이프를 구입해야 들을 수 있는 점 때문에 학생들이 킹의 불같은 연설을 직접 듣는 일이 거의 없고, 그에 따라 어린 학생들에게 킹 목사의 존재가 희미해질 수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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