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세대는 돌연사의 위험성이 높아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다. 김일영 심장내과 원장이 한 40대 남성을 검진하고 있다.
아이들 대학에 가니 버는 건 그대로인데
지출 갑자기 몇배로 “집 한 채가 전재산”
80년대 초반 이민온 이모(49)씨의 한달 수입은 3,000달러. 선반 기술을 갖고 있어 막 이민 왔을 때는 매달 5,000달러 이상을 벌었다. 그때만 해도 미국에 제조업 일자리도 많았고 이씨 자신도 야근을 마다하지 않고 몸을 굴렸다. 아이들도 어려 네 식구 살림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다니던 미국 회사가 문을 닫고 후배와 함께 시작한 사업이 실패하면서 수입은 반토막이 됐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한 살 터울의 아이들이 잇달아 대학에 들어가면서 지출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불었다.
아이들 둘 모두 UC와 칼스테이트 계열에 입학해 학비 부담은 줄였지만 정해진 수입으로 아파트 렌트 내고 차 4대 굴리기에도 정말 힘이 든다. 아내가 타운 한 빌딩 카페테리아에서 캐시어로 일하면서 매달 2,000달러의 수입을 보태지 않으면 당장 거리로 나앉을 판이다. 이런 형편에 저축이니 노후대책은 ‘언감생심’이다. 이씨는 “부족한 생활비를 벌려고 불법택시 운전이라도 하려고 했더니 차가 나쁘다고 써 주지도 않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2001년 남편과 함께 이민 온 배모(48)씨는 그래도 좀 나은 편. 10학년 딸아이에게 SAT학원비, 클라리넷 강습비 등 매달 1,000달러의 사교육비가 들지만 아이가 하나뿐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아직 남편이 한인은행에서 일하고 있고 그녀 자신도 타운 한 회사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일하고 있어 당장 어려움은 없다. 그렇지만 아이가 대학을 들어가고 남편의 은퇴를 생각하면 앞날이 막막하다. 벌어 놓은 것이 없는 것이다.
4050 세대에게 경제적인 부담은 크다. 특히 무대책이 대책인 노후의 경제문제가 코앞에 닥친 문제지만 정말 대책이 없다.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면 생활비만 갑자기 2,000달러 가량 늘어난다. 등록금은 그렇다 치고 차는 한대 마련해줘야 한다. 책값이나 용돈도 고등학생 때와는 비교가 안 된다. 자식만 바라보고 있는 부모에게 얼마간의 용돈을 드려야 한다. 4050세대들은 이구동성으로 “수입은 그대로 인데 지출이 갑자기 늘어나는 시기가 바로 이때”라며 “정말이지 밑빠진 독에 물을 쏟아 붓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이러니 노후 대책은 정말 생각하기도 쉽지 않다. “한달 한달 버티는 게 바로 노후대책”이라는 4050도 있다. 이원영(50)씨는 “유사시에 대비해 최소 3개월에서 최대 12개월 정도의 생활비를 저금하라고 말하지만 한달 사는 것도 쉽지 않다”며 “이번 달만 잘 넘기는 게 노후대책”이라고 쓴웃음을 짓는다. 당장 살고 있는 집 하나 말고는 탈탈 털면 알거지가 되는 4050이 의외로 많다. 경제적으로 본 4050의 현 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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