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김 제너럴 매니저가 직장인 애나하임의 발리 피트니스 클럽에서 밝게 웃고 있다.
애나하임 ‘발리 피트니스’ 클럽 리처드 김 제너럴 매니저
2,500여명 회원중 한인 800명
“처음엔 한인이 한국 말 못한다고 ‘바보’ 소리도 들었지만, 이제는 아침이면 저를 애타게 기다리는 노인분들이 7~8명은 됩니다.”
한인들이 회원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애나하임 발리 피트니스 클럽 운영 총책임자는 OC 토박이 리처드 김(30·가든그로브)씨다. ‘사’자로 끝나는 직업을 최고로 쳐주는 한인사회 풍토에서 이 클럽에서만 12년 근속해 제너럴 매니저로 승진한 김씨의 경력은 이례적이다.
자쿠지에 사우나와 샤워시설까지 갖춰 한인 노인들에게는 ‘목욕탕’에 버금가는 사랑방인 이 클럽에 김씨가 발을 들이게 된 것은 고교를 막 졸업한 1994년. 애나하임 발리의 단골 회원이던 아버지의 권유 때문이었다. 당시 OC 한인 인구의 급증과 함께 피트니스 클럽에 찾아오는 한인들도 급증하고 있었으나 한국어로 제대로 상담을 해줄 직원이 없었다.
회원권을 파는 세일즈맨으로 입사한 김씨는 마음씨 좋아 보이는 외모와 유순한 성격까지 더해져 쏟아져 들어오는 한인은 물론 타인종들까지 상대하며 일약 인정받는 직원으로 부상했다. 물론 처음엔 “한국말도 제대로 못한다”며 나무라는 1세도 있었지만, 친절로 버텨냈다.
김씨를 인정한 회사는 곧 어시스턴트 매니저로 승진시켰고 이어 주말 매니저, 평일 매니저에 이어 2004년엔 클럽 총책임자인 제너럴 매니저로 승진했다. 김씨는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아 2005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엘리트 퍼포머 컨벤션’에 참가해 ‘최고 제너럴 매니저’상과 ‘고객관리상’까지 수상했다.
고교 졸업 후 뛰어든 한 직장에서 계속 근무한 것에 대해 “대학 졸업장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여기서 일하며 그에 못지 않은 보람을 느꼈다”며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스페인어까지 3개 국어를 구사하는 김씨에게 다른 피트니스 클럽에서 스카우트 제의도 있었지만 고사했다.
2,500여명의 회원 중 한인이 800명 이상인 이 클럽엔 아침마다 김씨를 만나러 한인 노인들이 줄을 선다. 각종 고지서와 영문 편지의 내용을 읽어달라는 요청이 대부분이지만 김씨는 ‘소셜워커’로서 역할도 해낸다.
김씨는 “막상 클럽에 있지만 너무 바빠서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서도 “미 전국에 15~20명만 있는 디스트릭 매니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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