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위조 달러 문제로 공식 접촉하기 위해 뉴욕에 온 북한 외무성 리근 미주국장이 7일 맨하탄 밀레니엄 호텔 유엔 프라자에서 나와 호텔 밖에서 취재하고 있던 기자들에 둘러싸여 회의장으로 가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7일 뉴욕 맨하탄 주유엔미국대표부에서 공식 접촉을 갖고 북한의 위조 달러 문제와 불법 금융활동에 대한 미국측의 설명을 들었다.
북한 외무성 리근 미주국장과 한성렬 주유엔북한대표부 차석대사, 또 다른 북한 대표 등 3명은 이날 오전 9시55분 리근 국장의 숙소인 2유엔플라자 호텔을 나서 주유엔미국대표부로 걸어가 미국측 캐틀린 스티븐스 국무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와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자금지원 및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 국가안보위원회(NSC) 관계자 등과 만났다.
리근 국장은 주유엔미국대표부로 향하는 도중 “미국측과 무슨 대화를 나눌 것인가”고 본보가 질문하자 “끝난 다음에 보세요. 조금 기다리세요. 지금 가고 있잖아”라며 언급을 회피했다.
계속 질문이 이어지자 한 걸음 뒤에서 따라 가던 한성렬 차석 대사가 “아이 참. 아니 이 사람아 끝난 다음에 얘기한다고 했잖아. 따라오지 말라우, 따라오면 끝난 다음에 얘기 안한다이”라며 불쾌감을 나타낸 뒤 일행은 침묵을 지켰다.
리근 국장 일행은 이날 오후 1시30분 미국측과의 접촉이 끝난 뒤 미국대표부를 나서면서도 건물 밖에 대기 중인 취재진의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이날 접촉과 관련 미 국무부 숀 맥코맥 대변인은 워싱턴D.C.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오늘 접촉은 회담이 아닌 브리핑이며 6자 회담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완전히 별개의 것이라고 말했다.
맥코맥 대변인은 이번 북미간 접촉은 마카오 소재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의 돈세탁에 대해 미국이 취한 조치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뒤 이는 회담이 아닌 브리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접촉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질문에 “북한 외무성 공보관에게 물어보라고 답한 뒤 미국은 북한이 아무 전제 조건 없이 하루속히 6자 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해왔으며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유엔북한대표부 측근 인사에 따르면 리근 국장 일행은 이날 미국측의 설명을 들은 뒤 “우리도 피해자다. 위폐 유통에 이용당하고 있다. 범죄 조직 협력 세력이 있을 수는 있으나 국가 차원은 아니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미국이 동결시킨 마카오 은행계좌에 대해 “해제를 요구하고 미국으로 구좌를 넘겨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상용 계좌를 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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