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 김
얼마전 한인타운에서 아버지가 자신의 자녀를 강제로 차안에 넣고 불을 질러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와 같이 최근 들어 한인 관련 범죄 소식이 늘어나면서 커뮤니티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부모의 입장에서 우리의 자녀들이 각종 범죄와 사건, 사고를 접할 때 이로부터 긍정적인 교훈을 얻도록 도와야 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
간접적인 경험이나마 책을 통해 자녀들에게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미에서 이번에는 Walter Dean Myers의 ‘내 죽은 형의 자서전’(Autobiography of My Dead Brother)을 소개한다. 이 작품은 청소년 시절 주변에서 일어나는 각종 범죄를 지켜보면서 그 범죄에서 인생에 대해 배우며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열 다섯 살 소년의 이야기이다.
저자 월터 딘 마이어스는 중·고등학교 연령 청소년들을 위한 최우수 청소년 문학상인 마이클 프린츠 상의 초대 수상작인 ‘괴물’(Monster-2000 수상작)의 저자로서 Monster는 코레타 스카트 킹 우수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Monster는 약국 주인의 총격 살해 사건에 연루되어 망을 본 혐의로 체포 돼 재판을 받는 16세 주인공 스티브 하몬의 재판과정을 아마추어 영화작가가 영화 시나리오 형식으로 쓴 작품이다. 독자들은 배심원이 된 심정으로 스티브 하몬의 재판을 지켜보게 된다.
‘내 죽은 형의 자서전’은 드라이브 바이 슈팅 총격으로 숨진 흑인 청소년들의 장례식 장면에서 시작해서 장례식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주인공 Jesse의 열네살 이웃 바비 그린의 장례식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Rise가 등장하고 그는 Jesse에게 있어서 가장 친한 친구이자 의형제를 맺은 형으로서 마치 영웅과 같은 존재로 묘사된다. 어느 날 Rise가 마약에 관련되면서 문제를 일으키고 Jesse 또한 혼란에 빠진다. 이같은 혼란의 돌파구로 평소 미술에 재능을 보이던 Jesse는 Rise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 자서전으로 그리기로 결심한다. 작품은 강렬한 흑백의 삽화를 곳곳에 포함하고 있는데 매우 인상적이다. 이들 삽화가 주인공 Jesse와 Rise의 감정 묘사와 Jesse의 세상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작품은 결국 제시와 의형제를 맺은 Rise의 장례식으로 끝맺게 되는데 독자들로 하여금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길인지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도록 도전을 준다. 삽화는 캘디콧 우수상 수상 작가인 크리스토퍼 마이어스의 작품으로 그는 저자의 아들로서 이 책 외에도 Monster의 삽화도 맡은 바 있다.
Jesse의 예리하면서도 때로는 시적인 독백과 할렘에 만연해 있는 폭력과 절망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 끊임없이 해야 하는 고민과 노력은 독자들로 하여금 우정과 충성, 상실감, 갱, 경찰, 냉혹한 현실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도록 도전한다. 저자는 제시와 부모, 친구 C.J., 지역 경찰과 이웃 소년들, 사랑에 굶주린 여자 친구 등 다양한 관계 이야기를 빠른 속도로 전개해 나가는데 재미있을 뿐 아니라 좋은 교훈이 담겨 있어 우리 청소년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아동도서 전문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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