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앓는 한인 고국행 주선-무료 탑승
희귀병으로 쓰러진 전 한국특전사 요원의 고국행을 도와 준 LA총영사관과 대한항공의 숨겨진 선행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달 24일 LA총영사관에는 ‘능력없이 자식만 사랑하는 부모’란 이름의 한 통의 편지가 날아들었다. 편지에는 육군 특전사 복무 도중 고열로 쓰러져 사경을 헤매는 아들의 치료를 위해 무작정 미국 땅을 밟은 기관장 김형호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담겨 있었다.
김씨는 편지에서 “1월30일 귀국을 하려했으나 중환자인 아들의 사정상 비행기를 탑승할 수 없었다”며 아들의 요양을 위해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해 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아들의 병치료를 위해 집마저 저당 잡히고 온 김씨는 중환자의 비행기 탑승에 필요한 1만여 달러의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 부자의 안타까운 사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육군 특전사 요원인 아들이 국군병원에서 희귀병인 윌슨병 판정을 받은 후 의가사제대, 김씨는 아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김씨는 유타주 주립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하단 한 목사의 말을 듣고 도미했으나 그 목사가 사기꾼임을 알고 좌절을 거듭했다. LA에 머물게 된 김씨의 아들은 폐렴마저 걸려 생명의 위기까지 몰렸었다.
하지만 지인의 도움으로 김씨의 아들은 USC카운티 병원에서 윌슨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었고 폐렴에서도 회복했었다. 병원은 더 이상의 치료가 필요없다고 통보, 김씨의 얼굴에는 화색이 도는 듯 했지만 항공편 문제로 고국행에 발이 묶인 것이었다.
LA총영사관은 김씨 가족의 고국행을 돕기 위해 미 공군에 항공 편의 제공까지 요청했었으나 이라크전으로 빠듯한 공군은 도움을 줄 수 없다는 통보를 해 왔다. 결국 LA총영사관은 김씨의 가족을 돌봐줬던 나성영락교회와 함께 대한항공의 문을 두드렸다.
대한항공의 김명락 차장은 “인도적 차원에서 항공편의를 제공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내부에서 논의가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커뮤니티에 대한 봉사 차원에서 흔쾌히 항공편의 결정을 내렸다. 김씨 일가족 3명은 24일 꿈에 그리던 한국땅을 밟았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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