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나의 한 주택가 길거리에 세워진 카지노 행 관광버스를 타기위해 2명의 한인 여성들이 걸어가고 있다.
패창가 비롯 LA인근 도박장
토랜스 가디나등 한인들 떼지어
하루 수천달러 날리기 예사
지난 금요일 오후 가디나 중앙은행 앞. 행선지를 ‘패창가’라고 써 붙인 대형버스가 들어서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중년 여성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화려한 옷차림으로 보아 돈께나 쓸 것 같은 넉넉한 아줌마부터 허름한 옷차림에 전대를 두른 여성까지, 차림새는 달랐지만 누가 볼 새라 재빨리 버스에 오르는 모습들이 심상치 않다.
토랜스와 가디나 등 사우스베이 지역의 일부 한인 주부들이 상습 ‘원정 도박’을 벌이고 있다.
토랜스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 N모씨는 “사우스베이 지역의 주부 도박문제는 이제 곪을 대로 곪은 종기와 다름없으며 더 이상 참고 두고 볼 수 없었다”며 충격적인 내용을 털어놓았다. 이들 주부들만이 아니다. LA지역 주부들도 빗까지 져가며 카지노 도박에 빠지는가 하면 불과 2~3시간만에 수천달러를 날리는 주부들도 허다하다.
N모씨는 “가디나 지역에서는 6개월 전부터 50∼60대 주부 30여명이 떼로 몰려다니며 원정도박을 벌이고 있다”며 “이들은 거의 매일 LA 근교의 패창가 카지노나 팔라 카지노 등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 달에 1만∼2만달러 날리는 것은 우습고 대다수가 10만달러 가량은 이미 도박에 탕진했으며 불과 3개월만에 100만달러를 날린 주부도 있다”고 증언했다.
그에 따르면 100만달러를 날린 주부 J모(55)씨는 지난 3년간 매주 빠짐없이 카지노를 찾아 남편과 함께 모은 알토란같은 재산을 탕진했다. J씨는 아직도 같은 처지의 주부들과 함께 매주 카지노를 찾고 있다.
한인타운에서 사업하는 P씨(52)는 “주부도박은 한 지역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고 한인 여성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중독증세까지 보이는 일종의 악현상”이라며 “한 자리에서 5,000~6,000달러를 잃고 후회하는 여성들이 한둘이 아니다”고 전했다. 실제로 P씨는 얼마 전 LA 근교 카지노 슬롯머신에서 단 2시간만에 5,000달러를 잃었고 L씨는 지인에게 꾼돈 10만달러를 노름에서 날려 빗 독촉에 시달리고 있다.
한인타운에서 카지노 셔틀버스 사업을 운영 중인 H모씨는 “일부 주부들이 가정을 버리고 도박에 탐닉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몇몇 도박중독자들 때문에 건전하게 도박을 즐기는 사람들까지 매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 13일 UCLA가 주최한 정신건강 포럼에서 발표된 ‘도박이 LA의 아시안 커뮤니티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도박이 가정파괴의 주범이며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인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샘 주(아태정책연구회 연구원)는 “조사과정에서 도박 때문에 우울증에 걸려 자살하거나 정신질환을 앓는 케이스를 여럿 발견할 수 있었다”며 도박이 가정은 물론 개인까지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심민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