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공격의 핵인 프란체스코 토티는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히딩크감독의 작전에 말려 퇴장당했다는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최고 플레이메이커 출전여부에 전 이탈리아 촉각 곤두서
독일월드컵을 앞둔 ‘아주리군단’ 이탈리아 대표팀의 최대 고민거리는 팀의 플레이메이커이자 공격의 핵인 프란체스코 토티(AS로마)가 심각한 부상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돼 제 컨디션을 찾느냐에 집중돼 있다. 이탈리아에서 ‘국보급’으로 불리는 토티의 역할이 너무도 크고 그를 대체할 만한 역량을 갖춘 선수가 전무해 모든 이탈리아의 시선은 오직 토티의 회복여부에 쏠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팀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이달초 이틀간 대표팀 미니캠프를 통해 여러 가지 옵션을 시도해본 뒤 “토티 포지션을 소화해낼 수 있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리피감독은 “토티가 (월드컵때까지) 부상에서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면서도 “문제는 그가 대회에선 그를 존중하는 마음이 전혀 없는 상대들과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해 그가 100% 제 컨디션을 찾지는 못한 상태에서 거칠게 플레이하는 상대수비와 맞서다가 부상이 재발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거의 무한한 기술로 모든 공격포지션을 다 소화해내는 토티의 존재는 이탈리아에서 가히 절대적이다. 심지어 로마에서는 그가 교황만큼 유명하다는 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고 한다. 토티가 지난 2월19일 엠폴리와의 세리에A경기에서 왼쪽다리뼈 골절상을 입고 수술을 받은 다음달 이탈리아 수상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병실로 직접 병 문안을 왔다는 것은 그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해준다.
이 때문에 그는 항상 상대팀 수비수들의 넘버 1 타깃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없었고 항상 경기내내 상대수비들의 거친 몸싸움과 파울에 시달려야 했다. 이번에 입은 부상도 상대수비의 거친 백 태클에 당한 것으로 TV 리플레이를 보면 토티의 왼쪽다리가 완전히 뒤틀려 정반대위치까지 꺾이는 끔찍한 부상이었다. 그 때문에 그의 다혈질 성격도 종종 폭발한다. 유로2004 덴마크전에서도 상대수비 크리스천 폴센에게 경기내내 괴롭힘을 당하던 토티는 결국 그에게 침을 뱉었다가 UEFA(유럽축구연맹)으로부터 3게임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고 토티가 빠진 이탈리아는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한국의 거스 히딩크감독이 오직 그를 제거(?)하기 위해 다혈질 성격의 그를 계속 거친 파울로 자극했다는 것도 그에게는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현재 4-3-1-2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토티의 포지션은 투톱 알베르토 질라르디노와 루카 토니의 뒤를 받치는 1(플레이메이커) 포지션이다. 하지만 토티가 결국 팀에 돌아오지 못한다면 리피감독은 유벤투스의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를 투입해 4-3-3 진용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리피감독은 지난 3월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바로 이 포메이션을 들고나서 4-1 압승을 거둔 바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이탈리아는 토티의 복귀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투톱요원 토니는 “프랜체스코는 이 포지션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라며 “그가 우리 뒤에 서면 모든 것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토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과연 토티는 아주리군단의 일원으로 독일월드컵 무대에 설 수 있을 것인가. 가나, 미국, 체코 등 하나도 만만한 상대가 없는 E조에 속한 이탈리아로서는 토티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16강 진출여부가 달라질 수도 있기에 그의 회복여부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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