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록터 & 갬블사 획기적 발모제 시판 눈앞에
대머리 남성들이 머지 않아 ‘쨍하고 해뜰 날’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모발의 생성과정이 모두 밝혀졌고 탈모의 근본 원인과 이를 막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인 ‘프록터 & 갬블 파머슈티컬스’는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획기적 효능을 선보인 발모제 시판을 위해 이미 지난해 9월 연방식품의약국(FDA)에 인체 안전성 조사를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FDA의 승인만 떨어지면 단지 머리숱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말못할 ‘마음고생’을 겪어온 대머리 남성들의 오랜 숙원이 상당부분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자신하고 있다.
무엇이건 풍부하게 ‘가진 자’는 ‘못 가진 자’의 사정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는 법이다. 머리털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다. 머리 위에 숲을 이고 다니는 ‘부시 맨’은 얼굴과 이마의 경계가 모호한 ‘민둥 맨’의 고충을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 머리털을 갖고 싶다는 일념으로 민간요법에 의지해 비둘기 똥과 개 오줌으로 두피를 문질러 대는 ‘빛나리’들의 절박한 심정을 ‘가진 자’들은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두발의 실용적 가치는 사실 별로 없지만 예로부터 사람들은 풍성한 머리털을 남성의 상징으로 여겼다. 호머의 ‘일리아드’에 등장하는 ‘만인의 우상’은 황금빛 머리털을 지닌 미남 전사 아킬레스다. 만약 호머가 아킬레스를 민둥 대머리로 묘사했다면 그의 영웅적 이미지는 남아나지 못했을 것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천하장사 삼손이 지닌 괴력의 근원도 긴 머리털이었다. 말하자면 모발은 남성적 ‘힘’과 여성적 ‘아름다움’의 상징인 셈이다.
남성들에게 머리숱은 ‘경쟁력’이다. 일자리와 배우자를 잡는데 머리털은 상당한 역할을 한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대등한 조건을 지닌 대상들 가운데 보기 좋은 쪽을 골라잡는 게 인지상정이다.
남성들의 유전자엔 아득한 수렵채취 시대의 경험이 ‘사냥꾼 멘털리티’로 깊숙이 새겨져 있다. 혹자에 따르면 현대 대머리 남성들이 머리털에 연연하는 이유는 먹거리(일자리)와 여자를 찾는데 극히 불리한 조건을 지녔다는 자괴감이 그들의 가슴속에 내재된 ‘사냥꾼 멘털리티’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트 러셀은 “돈이 사람을 당당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돈 없이 당당해지기 어렵다”는 명언을 남겼다. 그러나 “없으면 당당해지기 힘든 것”은 돈만이 아닌 모양이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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