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고장빈발·화재대비 허술·유지보수 소홀
현재 윌셔가에 밀집한 빌딩들은 총체적 관리 부실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안전문제에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란 지적이다.
이중 타운 내 엘리베이터들은 말 그대로 말썽 많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오작동은 기본이고, 툭하면 멈춰 서서 사람이 갇혀 있길 일쑤다. “윌셔가에서 일하려면 한두 번은 엘리베이터 안에 갇혀 봐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일부 건물에는 화재 시에 대비한 경보 및 대피체계도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의문이다.
최근 한 건물에 화재가 일어났지만 다른 층에 근무하는 입주자들은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화재가 초기에 진압됐기 망정이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청소 부실에 대한 불만도 이미 너무나 일상적인 것이 됐다.
건물 유지·보수를 제대로 하지 않아 군데군데 전구가 나간 전등과 휴지가 없거나 악취가 나는 화장실 등은 윌셔가 건물들의 현주소를 대변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은 결국 돈 문제와 직결된다. 건물주가 그만큼 건물의 유지·보수비용에 돈을 아낀다는 소리다.
이에 대해 윌셔와 버몬트에서 10여년간 사무실을 유지해 온 한인은 “건물주가 외국인에서 한국인으로 바뀌었다. 한인 건물주가 들어와서 가장 먼저 했던 일이 건물관리자를 해고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건물을 돌며 시설과 청소 등을 점검하던 직원이 사라졌으니 건물이 엉망이 되어 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는 소리다.
과거 매니저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는 김모씨는 “건물을 산 한인 소유주는 우선 돈을 절약하기 위해 우선 매니지먼트 회사와의 계약을 파기하고 한인 매니저한테 일을 맡긴다”면서 “문제는 한 매니저가 적게는 2개 많게는 5개까지 건물을 맡고 있고, 엔지니어도 절반 정도 줄이다 보니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이같은 매니지먼트 방법은 과거 주류사회에 성공적인 경영 전략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건물 임대료를 낮춰 대여해 주는 대신 건물유지 비용을 낮추는 한인 건물주의 경영전략을 LA타임스에 큰 비중으로 다뤘던 것. 하지만 최근 상황은 크게 변했다. 특히 청소 등은 차치하더라도 엘리베이터와 같은 안전시설에 대한 관리도 부실하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윌셔와 버질 애비뉴 인근의 빌딩에 입주해 있던 LA카운티 아동국 소속 전·현직 공무원들은 건물 소유주와 빌딩 관리회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본보 27일자 1면 보도> 이들은 수도·청소 및 서비스 소흘, 냉각탑 등 에어컨디션 관리책임 소흘 등에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니저들의 “싼 게 비지떡이니 참아라”란 식의 대응도 문제다. 윌셔와 놀만디 코너의 빌딩에 입주한 한 회사원은 “시설보수를 아무리 이야기해도 들어주지 않는다. 매니저들이 엘리베이터 사고를 당해도 낡아서 어쩔 수 없으니 ‘고소하려면 하라’란 식으로 나온다”고 한탄했다.
<박동준 기자>
dam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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