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가 제공한 15만달러라는 거액을 들여 새롭게 단장했다는 샌피드로 우정의 종각과 안내센터가 공사전과 큰 차이가 없어 재정집행과 관리에 해당 공관이 너무 무책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LA한국문화원은 지난 6월 한국정부의 지원금을 이용해 지붕수리·단청 색칠·안내 센터 내부 단장 등 전면적인 재·보수 작업을 끝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7월19일 ‘우정의 종 보존위원회’ 관계자들과 함께 살펴본 우정의 종각은 계단을 오르면서부터 문제점들이 눈에 쉽게 띄었다.
지붕 단청 부분은 마치 수 십 년간 한 번도 청소하지 않은 듯 뿌연 먼지가 쌓여 있었다. 또 염분이 섞인 바다 바람으로 훼손된 기둥 곳곳에는 임시방편으로 땜질한 것처럼 보이는 회색 콘크리트로 덧칠돼 방문객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이오현 기자>
이뿐 아니다. 우정의 종 표면은 위에 새겨져 있는 문양 및 글들을 도저히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부식돼 있었고, 종각 바닥은 새들을 쫒아내기 위해 전자장비를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조류들의 배설물로 더렵혀져 있었다.
그나마 안내센터는 실내외를 정비한 탓에 외관은 산뜻해 보였다.
바닥은 산뜻한 마루로 바뀌었고, 내부 벽들은 하얀 페인트로 깨끗한 인상을 주었으며, 전시물들도 예전과 비교해 많이 다양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안내문은 단 한 종류만 비치돼 있었고, 양도 넉넉하지 않았다. 특히 상주해야 할 안내원은 아예 보이지도 않아 방문객들은 내부에 걸린 짧은 안내문에 의존해 한국의 문화를 이해해야만 했다.
이에 대해 보수 작업 완료를 기해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던 문화원은 “관리 주체가 LA시공원관리국이기 때문에 자세한 보수 내용은 잘 모른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았다.
특히 15만달러의 사용내역과 관련, 문화원 관계자는 “종각 보수 예산이 부족해 도움을 달라고 LA시가 요청해와 문광부에 예산 지원을 요청, LA관광공사를 통해 당시 한화로 2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받아 LA시에 전달했다”며 “자세한 사용 내역이나 보수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직접 관여하지 않아 모르겠다”고 방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어 “우정의 종각은 이미 정부 손을 떠났기 때문에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일은 없다”며 “지원금 사용 내역 또한 후원 형태로 전달했기 때문에 사후 감사나 간섭은 국가 차원의 외교 분쟁을 촉발할 수 있어 하지도, 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
<사진>
-우정의 종을 지탱하고 있는 연결부분이 심하게 녹슬어 있어 흉물스러운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서준영 기자>
-종각을 지탱하는 기둥부위의 단청에 회색 콘크리트로 덧칠돼 미관을 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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