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드 팍스 의원이 시의회 본회의 도중 의견 발표를 하고 있다.

한인사회 규모가 커져감에 따라 정치인들의 왕래도 잦아지고 있다. 특히 LA시의회 의원들은 LA한인사회 발전에 직간접의 영향력을 미치고 있어 이들의 정책 방향은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들 시의원들을 윌셔포럼으로 초대한다. 첫 순서로 버나드 팍스 LA시의원을 만났다.
<편집자주>

새 경기장 건설·TV 중계 적극 추진
인종 갈등 해소·에이즈 예방도 관심

LA경찰국장에서 시의원으로 변신한 버나드 팍스(8지구) 의원이 해가 갈수록 활발한 정치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찰국장 출신답게 시내 치안 문제는 물론 지역 경제발전 정책, 인종간 갈등, 에이즈 확산 방지를 위한 성인영화 배우 콘돔 착용 시조례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있다.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시장이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몰표를 얻은 것도 팍스 의원 덕분이었다.
팍스 의원은 현재 예산위원회 위원장과 프로풋볼팀 유치 특공대인 스테디엄 위원회 위원장 직을 겸임하고 있다.
풋볼팀 유치에 대한 팍스 의원의 열정은 남다르다. 그는 지난 15일 지역 케이블 방송사들이 NFL 중계권을 따려하지 않고 있다며 으름장을 놓는 기자회견까지 자청했다. 케이블 TV 중계가 없다면 풋볼 관심이 줄어들 것이고 이는 프로팀 유치에 악영향을 줄 뿐더러 시 재정에도 영향이 있다는 주장으로 풋볼에 대한 그의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프로풋볼팀 유치를 위해 시가 추진하는 새 경기장 건설 사업도 그가 주도하고 있다. 총 8억달러가 소요될 계획에 따르면 현재 남가주 대학 인근에 있는 콜러시엄의 외형은 보존되고 내부에 총 6만7,000석 규모의 새로운 스테디엄이 들어선다. 팍스 의원은 “풋볼의 나라의 제2대 도시란 위상에 어울리지 않게 LA에는 프로 풋볼팀 하나 없다”고 탄식하며 “풋볼팀 유치는 LA 체면을 살리는 것 외에 스테디엄 근처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또다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팍스 의원은 텍사스 뷰몬트에서 태어나 5세 때 부모를 따라 LA로 이주했다. 인권운동 역사 현장을 목격하며 자란 팍스 의원은 경찰 아버지 뒤를 이어 1965년 LA경찰국에 입문했다. 경찰 행정 일선에서 맨발로 뛰던 시절 윌셔, 램파트 경찰서 등에서 근무하며 코리아타운이 팽창하는 모습과 이민자 한인들이 범죄에 희생되는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
그의 커리어는 1997년 국장에 취임하며 절정에 다다랐다. 이 기간 한인사회와 접촉도 잦았다. 아태경찰자문회를 만들었고 특히 한인 언론과는 항상 대화의 채널을 열어두었다. 한인사회 숙원이던 코리아타운 관할 단독 경찰서가 버몬트와 올림픽 인근에 들어설 수 있는 초석을 닦아주었고, 폴 김씨가 LA경찰국 최초 아시아계 경무관으로 승진하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경찰 생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4·29폭동 후 취임한 흑인 국장 윌리 윌리엄스의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가 강등 당하는 수모도 겪었다. 국장 재임명을 앞둔 2001년에는 램파트 경찰서 경관 비리 사건이 불거져 나왔다. 십자가는 당연히 팍스의 몫이었다.
쫓겨나듯 국장직에서 물러난 팍스 의원은 좌절하지 않았다. 마크 리들리-토마스 의원의 가주하원 입성으로 공석이 된 시 제8선거구에서 출마한 팍스는 지역 유권자 80%의 지지를 확보하며 시의회에 당당히 입성했다.
시의회 내 친한 정치인으로 손꼽히는 팍스 의원은 잡채를 좋아하는 한국 음식으로 들었다.

<김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