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가 오프라 윈프리쇼 출연, 카우치에서 방방 뛰고 있다.
탐 크루즈와 결별을 선언한 패라마운트의 모회사 바이아콤 회장 섬너 레드스톤.
바이아콤 회장, WS인터뷰서 결별선언
돈벌어 주는 수퍼스타 퇴출 이례적 조치
“터무니 없는 몸값 못주겠다”속셈
지난 14년간 탐 크루즈(44)의 영화를 제작 배급해온 패라마운트가 크루즈와의 작별을 선언했다. 패라마운트의 모회사인 바이아콤 회장 섬너 레드스톤(83)은 22일 월스트릿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 수퍼스타와의 결별을 발표했다. 레드스톤은 인터뷰에서 “크루즈의 최근의 행동들은 패라마운트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결별 이유를 밝혔다.
영화사 모회사의 회장이 자기 회사의 돈 보따리였던 수퍼스타를 이렇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며 내쫓기는 거의 전대미문의 일이다. 이 발표 직후 크루즈의 영화제작 파트너인 폴라 왜그너는 “레드스톤의 발언은 파렴치한 비사업가적 행동”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따로 독립회사를 설립할 예정이었다”고 반박했다. 크루즈의 에이전트인 릭 니시타는 “크루즈가 레드스톤의 발언을 전해 듣고 매우 심기가 불편해 있다”고 말했다.
섬너 레드스톤이 지적한 크루즈의 정신나간 행동들은 지난 1년간 전세계 매스컴을 통해 큰 뉴스로 보도됐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야단스런 꼴불견은 크루즈의 오프라 윈프리 쇼 출연 때 일어났다. 그는 당시 자신의 최신작 ‘미션 임파서블 III’(MI: III) 홍보차 쇼에 나와 원숭이처럼 카우치에서 위 아래로 방방 뛰면서 약혼자인 케이티 홈즈에 대한 사랑을 선언, 자기 이미지에 먹칠을 했었다.
이밖에도 크루즈는 산후 신경쇠약 때문에 약을 먹은 브룩 쉴즈를 공개적으로 비난해 빈축을 샀다. 크루즈는 또 자기가 믿는 종교 사이언톨로지를 기자들과의 인터뷰 때마다 과대 선전, 매스컴의 질타를 받았다. 이런 일련의 기괴한 짓은 크루즈의 기본 팬인 여성들을 멀리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MI: III’의 흥행성적은 3편 중 제일 나쁜 결과를 보았다. ‘MI’ 1편과 2편이 각기 4억5,600만달러와 5억4,6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린 반면 제3편은 4억600만달러를 벌었다. 레드스톤은 인터뷰에서 ‘MI: III’의 흥행 결과를 찍어 말하면서 “크루즈의 절제 못하는 스크린 밖의 행동 때문에 1억~1억5,000만달러는 손해 봤다”고 밝혔다.
패라마운트와 크루즈의 결별은 최근 들어 영화제작 단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점증해 가는 스튜디오와 천문학적 출연료를 받는 스타들 간의 긴장관계가 노출된 것이다. 스튜디오들은 최근 들어 수퍼스타들이 돈을 챙겨 가는 것에 비해 영화의 흥행 수입은 저조한 경우가 다발하면서 스타들에게 몸값을 낮추라는 압력을 가해 왔다.
사실 패라마운트와 크루즈의 재계약이 불투명하다는 얘기는 몇 달 전부터 할리웃에 파다하게 퍼졌었다. 크루즈의 계약은 지난 7월31일로 만료됐는데 재계약 과정에서 크루즈측이 자기 제작사를 위해 작품 개발과 사원 봉급 및 여타 비용을 위해 연 1,000만달러를 요구했다. 그러나 패라마운트는 이에 연 200만달러와 2년간 매년 50만달러의 재량자금을 대안으로 내놓았으나 서로간 이견을 못 좁혔다.
그래서 브래드 그레이 패라마운트 사장은 크루즈와의 결별을 호의적으로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레드스톤이 전격적으로 “우리는 크루즈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식의 발표를 해버린 것. 크루즈는 패라마운트에서 만든 자신의 최근 7편이 모두 국내 시장서 1억달러를 넘는 수입을 올린 수퍼스타여서 그레이로서는 그와 헤어져도 상호 편안한 관계를 가질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레드스톤의 크루즈에 대한 공개적 비난이 과연 앞으로 패라마운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크루즈는 할리웃의 A급 스타와 감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연예 대행업체인 크레이에티브 아티스츠 에이전시(CAA) 소속. 일부 전문가들은 CAA가 자기 고객에 대해 공개적 망신을 준 패라마운트를 결코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측에서는 크루즈의 몸값이 너무 비싼 데다 제왕처럼 굴어 스튜디오들이 점점 그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고 크루즈에 경종을 올렸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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