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마돈나’서 대변신… 영화선택은 고집대로, 연기연습은 생활 속에서
지난해 여름 개봉한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인민군 소년 택기를 기억하는 관객이 꽤 많을 것이다.
정재영ㆍ신하균ㆍ강혜정 등 시쳇말로 ‘한 연기’ 한다는 배우들 틈에서 고집스런 눈빛과 야무진 연기력으로 연기자로서 빛을 발하던 배우가 바로 택기 역의 류덕환(19)이다.
’웰컴 투 동막골’의 ‘고집스런 소년’ 류덕환이 이번에는 전혀 엉뚱하게 ‘예쁜이’(?)가 돼 돌아왔다. 31일부터 관객과 만나는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감독 이해영ㆍ이해준, 공동제작 싸이더스FNHㆍ반짝반짝)에서 그는 여자가 되고 싶은 고교 1학년생 오동구로 분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류덕환은 시사회를 통해 본 영화 속 오동구와는 영 딴 판이었다. 83㎏이나 되는 몸집을 자랑하던 동구는 어디 가고 온데간데 없이 날렵한 모습의 류덕환이 밝게 인사를 했다. 그렇지만 살이 많이 빠졌네요라는 인사말에 배시시 웃는 모습은 영락없는 영화 속 오동구다. 카메라 앵글 속에서 웃는 류덕환의 모습에도 아직 오동구의 흔적이 어렴풋하게 남아있었다.
택기 역으로 주목받은 류덕환에게서 ‘웰컴 투 동막골’ 이후 처음 선택한 여자가 되고 싶은 뚱보 고등학생 오동구 역은 기자가 보기에도 쉽지 않은 선택일 듯 싶었다.
’천하장사 마돈나’는 마돈나처럼 완벽한 여자가 되고 싶은 뚱보 고등학생 오동구가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벌이는 천하장사 도전기. 씨름대회에서 우승하면 장학금으로 500만 원을 준다는 말에 턱 하니 교내 씨름부에 들어가 씨름기술을 익히며 세상의 편견에 맞서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이야기다.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동구는 두 번 다시 만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라는 생각에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습니다. 확실하게 (배우 류덕환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주위에서 말리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어쨌건 (배역) 선택은 내가 한다고 잘라 말했다.
똑 부러지는 연기관은 지독한 연기연습과 합쳐져 배우 류덕환을 만든 듯했다. 평범한 얼굴, 몸짱과는 거리가 먼 체구, 많지 않은 나이에 주인공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류덕환의 힘은 현실에서 이뤄지는 피나는 연기연습 속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여성의 감성을 알기 위해 여자들의 모습을 꾸준히 관찰했어요. 손놀림은 어떻게 하나, 포크는 어떻게 집나, 립스틱은 어떤 식으로 바르나 등 꼼꼼히 살폈죠. 오동구는 어릴 적부터 립스틱을 바른 친구이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주려고 립스틱 바르는 연습을 밥 먹듯이 했습니다.
류덕환은 씨름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영화 속 씨름부 주장으로 나오는 씨름선수출신 배우 이언과 함께 합숙을 하기도 했단다. 이번 영화를 위해 몸무게를 27㎏이나 찌웠다고.
하루에 통상 8~9끼 정도 먹었습니다. 간식 빼고요.(웃음) 간식으로 자기 전 라면에 밥 말아 먹기도 했고, 간식이나 야식까지 합하면 엄청 많죠.
살이 빠질까 봐 몇 걸음 움직이는 것조차 조심했다는 류덕환은 영화를 위해 춤 연습과 씨름연습을 할 때는 체중 유지가 무척 힘들었단다. 빠지는 살 때문에 촬영을 며칠 쉰 적도 있다고.
그는 그러나 단순히 여성들의 행동을 흉내 내 연기하지는 않았다면서 여성적인 행동을 토대로 해서 나름대로 오동구의 캐릭터를 만들고 오동구가 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웰컴 투 동막골’을 찍기 전 배웠던 함경도 사투리를 잊어 버릴까 두려워 3~4개월 동안 일상생활에서 함경도 사투리만 썼고 외로운 택기 캐릭터를 위해 사람들도아예 만나지 않았다는 말에는 입이 떡 벌어질 지경이었다.
장애인ㆍ못된 아들 등 도전하지 못해본 역에 관심이 많다는 류덕환. 그가 배우로서 성장하는 모습은 많은 관객에게 기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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