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이후 가장 눈에 띈 변화로는 공항의 보안검색 강화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 LA공항에서 무장경관이 경계근무에 임하고 있다.
■ 달라진 미국
공항 건물 공원 등 검색 당연시
통화감청 등 사생활 침해도 감수
9.11테러는 미국인들의 뇌리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일대 사건이었다. 미국의 영토가 외부세력의 공격을 받은 것은 1942년에 발생한 일본의 진주만 습격이 처음이었다. 그날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미국인들은 국가 안보와 개인의 자유라는 두 개의 가치 사이에서 적지 않은 혼란을 겪고 있다. 9.11테러 5주년을 앞두고 전대미문의 참사가 미국 사회 전반에 끼친 영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9.11 테러는 미국사회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눈에 띄는 가장 큰 변화는 사회의 안녕 질서를 지키기 위한 규제 강화다.
미국인들은 이제 공항은 물론 가족용 위락공원 등 어디를 가도 가방 검색은 물론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번거로움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비행기 탑승객들은 전국 공항에서 가방·외투 외에 신발까지 조사를 당하는 불편을 감내하고 있다. 뉴욕 맨해턴 중심에 위치한 그랜드 센트럴 기차역과 연결돼 있는 메트라이프 빌딩 방문객들은 누군가와 사전 약속이 되어 있는지를 안내원으로부터 확인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은 이를 반영한다.
미국인들은 조금이라도 이상한 징후가 포착돼 정상적인 활동이 수시로 중단되는 상황에 익숙해져 있다.
지난 8월25일 하루동안 미 항공사 소속 여객기 6대가 테러에 대한 우려로 비상착륙하거나 회황하는 등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이 날 뉴욕발 아일랜드 더블린행 에어링거스 항공사 소속 여객기는 폭탄위협이 제기되자 아일랜드 서부지역에 긴급 착륙했으며 조사 결과 폭탄은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 5월 워싱턴 DC 소재 연방의회 건물은 4시간 이상 폐쇄됐다. 하원의원 사무실이 들어서 있는 레이번 빌딩 주차장 인근에서 총성과 굉음이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의회 직원들은 업무를 중단하고 대피했다. 연방수사국 소속 테러 대응 전담반원들이 투입돼 건물을 샅샅이 뒤졌으나 아무런 문제점도 발견되지 않았다.
테러 대비가 강화되면서 국가기관이 테러 방지를 빌미로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경우가 속속 드러나고 있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가안보국은 해외 거주 테러용의자들의 통화 및 자금거래 내역을 조사하면서 일반인들의 통화도 무차별로 도청했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은 한마디로 전국이 비상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정부가 9.11 테러 이후 국토안보부를 신설하는 등 테러 전쟁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했지만 아직도 많은 허점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층건물 외에도 대중 교통수단, 공공시설, 핵발전소 등 다양한 목표물을 대상으로 한 테러 발생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9.11 테러는 미국인들의 자존심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흔을 남겼다. 하지만 5년 전에 발생한 테러가 미국에 던진 어두운 그림자는 미국인들이 언제 어디서 테러가 재발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아직도 사로 잡혀 있다는 점이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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