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의 소도시 스태포드에는 규모에 걸맞지 않게 교회가 많다. 믿음이 강한 도시이긴 하지만 세제혜택을 받는 교회가 많아 정부의 세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은 크레이터 휴스턴 교회.
텍사스 휴스턴 인근 주민 1만9,000여명 소도시 스태포드
넓이 7스퀘어마일에 교회 51개, 시 지도엔 온통 교회 표시
교회 신도들 다수가 외지인… 15마일 밖 휴스턴에서도 와
시정부, 세수 마련위해 주민공청회 갖고 교회신축 규제키로
개발 여지 300에이커 땅에 세금 낼 비즈니스 유치 안간힘
“우리 시에 교회가 너무 많습니다.” 텍사스 휴스턴 인근 스태포드 지역에서 나온 말이다. 이 지역 정치인이 이런 말을 할리가 없다. 자칫하다간 다음 선거에서 낙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부지역 주민이 하는 말도 아니다. 보수주의 신도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니 잘못 입을 뻥긋했다간 후유증을 치유하기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이러한 발언을 겁 없이(?) 했을까. 교회가 많다는 지적은 레오나드 스카셀라의 입에서 나왔다. 스카셀라는 누구인가. 누구이기에 이렇게 아슬아슬한 말을 했을까? 스카셀라는 이 지역 주민인 동시에 정치인이다. 주민과 정치인이란 두 가지 요소를 갖춘 사람의 말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그는 게다가 스태포드 시장이다. 스태포드는 넓이가 7스퀘어마일이다. 여기에 교회 51개와 다른 종교기관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스태포드에는 300에이커의 땅이 개발을 기다리고 있다. 시 정부 관계자들은 걱정이 있다. 이 땅에서 세금을 거둬들여 시 재정에 보태야 할 텐데 만일 교회가 들어서면 세금을 거둘 수 없으니 시 살림살이가 힘들어질 것이란 우려다.
그래서 스카셀라는 더 이상 교회가 들어서지 못하도록 합법적인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연방법에 의하면 교회 건축을 금지할 수 없다. 우리는 헌법을 존중한다. 하지만 이 작은 지역에 교회가 51개나 있다는 것은 지나치다”고 했다.
스태포드 주민은 1만9,227명이다. 이 곳에서는 재산세가 없다. 시 재정은 판매세와 사업등록세가 전부다. 그러니 비즈니스가 많이 들어서야 시가 굴러갈 수 있다. 그런데 스태포드에 세금을 내지 않는 비영리단체가 빠른 속도록 진입했다. 스태포드가 빨리 발전했고, 아울러 비영리단체에 대한 규정이 느슨한 것이 한몫했다. “누군가 경찰과 학교 운영을 도와야 하는데 비영리단체들만 들어서면 세수를 어디에서 마련하겠는가?” 시의원 세실 윌리스의 고민이다.
2003년 스태포드에 45번째 교회가 들어서자 시정부 지도자들이 교회 건축을 더디게 할 방도를 강구했다. 공청회가 열렸다. 주민들은 시를 살리기 위해 중지를 모았다. 기독교는 물론, 불교와 다른 종교를 믿는 주민들이 참석했다. 시가 안고 있는 문제를 인식하고 공동의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결론이 났다. 교회신축이나 커뮤니티 강당 같은 공공건물을 지을 때는 엄격한 절차를 거쳐 시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했다. 과거엔 누구든 스태포드 시 건축허가 당국에 가서 “이 곳에 교회를 짓겠다”고 하면 그 자리에서 “OK”가 났었다.
시 건축허가당국의 진 베인 디렉터의 사무실에는 시 전체 지도가 걸려 있다. 교회나 종교기관이 있는 곳은 노란점이 찍혀 있다. 그런데 노란 점들이 하도 많아 조금 과장해 말하면 시 전체가 거의 노란색이다. 교회가 동네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형국이다.
시 중앙의 스태포드 센터 인근 0.25마일 구간에 교회가 17개나 줄지어 서 있다. 퀘일 리지 플라자 쇼핑몰에는 작은 교회 3개가 있다. 그리고 쇼핑몰 바로 뒷길에는 큰 교회 3개가 더 있다. 길 아래로 조금 가면 목도리 가게 뒤에 교회가 하나 더 있다.
베인 디렉터는 “만일 스태포드에서 종교를 찾지 못하면 이 곳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다”고 했다. 다소 자조 섞인 말이다. 유대교 성전은 없지만 불교, 회교 사원이 있다. 기독교인들도 다양하다. 필리핀 침례교도, 중국 침례교도, 히스패닉 침례교도 등 종교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교회 신도들이 스태포드 주민보다는 외지인이 많다는 점이다. 15마일 떨어진 휴스턴에서도 이곳으로 예배 보러 온다. 윌리스 시의원은 “나는 하느님을 미워하지 않는다. 미국과 애플파이를 사랑한다. 그러나 지역 경제발전을 위해 남은 땅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로라 오니타 목사는 시 정부의 움직임에 반대한다. 누구든 자유롭게 기도하고 예배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꽃집을 운영하는 닐다 마티네즈는 “가게 양쪽에 교회가 있다. 더 이상은 안 된다. 시 정부가 통제해야 한다. 세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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