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긴박 … 3일간 집에도 못가”
“전쟁이나 다름없었습니다. 3일 동안 집에도 들어가지 못했지요”
9.11 발생 5주년이 지났지만 LA 국제공항에서 근무하는 대한항공 직원들은 아직도 그 때의 긴박했던 상황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이들은 테러 발생 직후 미 영공에 진입하던 10대 가까운 자사 항공기들이 캐나다 뱅쿠버와 화이트호스 공항, 멕시코 티화나 공항으로 강제 회항되자 비번 근무자들도 호출하는 등 비상상황에 돌입했다.
케빈 공 운항관리실 과장은 “처음엔 정말 테러가 발생했는지 반신반의할 정도로 어수선했다”면서 “이후 48시간은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신참이었던 운항관리실 김성실씨는 테러 발생 다음날인 12일 8시간 동안 전화기에 매달렸다. 테러 직후 모든 항공운항 관련 통제가 ‘워싱턴 커맨더 센터’로 단일화돼 전화를 거는 순서별로 대기번호가 부여됐고, 전화를 끊을 경우 순번이 뒤로 한참 밀리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우리가 받은 대기번호가 356번이었는데 순서를 기다리다 너무 지쳐 머리를 책상에 대고 수화기를 귀에 얹어 놓을 정도였다”며 “통제센터가 침착하게 비상상황에 대처하는 것을 보면서 역시 미국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상근무 요원들도 정신없이 바쁘기는 마찬가지였다.
공항 사무실에서 가장 먼저 테러 장면을 TV로 목격한 벤자민 채씨는 “활주로에 항공기가 하나도 없는 것을 볼 때는 섬뜩한 느낌마저 들었다”면서 “승객들을 버스로 수송하기 위해 정비사 두 명과 함께 여권도 없이 무조건 티화나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채씨는 “11일은 공항이 전면 폐쇄돼 늦게 나온 직원들은 아예 출근하지 못했다”면서 “모든 것이 너무 긴박하게 돌아가 당시 내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조차 기억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5주년을 맞은 11일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를 수행한 직원들은 “두 번 다시 그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9.11테러가 공항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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