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시장이 취임후 처음으로 아시아 순방의 일환으로 내달 15일부터 3박4일간 한국을 방문한다. 비아라이고사 시장의 한국 방문에는 10∼15명 규모의 한인들이 동행할 예정으로 시장실은 최종 명단을 확정하기 위한 작업을 서두르고 있으며, 곧 공식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첫 방문국이 중국이어서 시장선거 승리 당시 한국을 가장 먼저 찾겠다던 약속과는 차이가 있지만, 이번 방문을 통해 LA와 한국과의 교역과 교류가 늘어나 한인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를 위해서는 난생 처음 한국을 방문하는 시장이 짧은 일정속에서도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며, 이해할 수 있도록 철저하고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최근 시장의 방한을 놓고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실망스러운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비아라이고사 시장이 한국의 문화, 경제, 사회를 정확히 이해하고, 한인사회와 약속했던 공약들을 반드시 이행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방문내용을 알차게 꾸미기에도 시간이 부족하건만, 지금 비쳐지는 일부 한인들의 모습은 시장 행차에 어떻게든 참여해 자신을 과시하겠다는 것밖에 없는 것처럼 비쳐지기 때문이다. 또 일각에서는 LA시장이란 지명도를 엉뚱한 일에 활용하려 한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너도나도 나서서 ‘투어 가이드’를 자처하고, “내 이름도 방문단 명단에 넣어달라”고 매달리는 일부 한인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매일같이 만나는 시장실 직원들의 얼굴 보기가 민망스러울 정도다.
오죽하면 끝없이 밀려오는 요구를 견디다 못한 시장실이 “공식 채널은 LA총영사관”이라며 신경질까지 냈을까.
이쯤에서 제임스 한 전 시장의 한국방문에서 나타났던 일부 한인 수행원들의 돌출행동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가뜩이나 부패 스캔들에 휘말렸던 한 전 시장은 한국방문이 개인적으론 득보다는 손실을 불러왔다. 몇몇 한인이 자신의 영리를 위해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했고, 이같은 사실이 외부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같은 과거사를 비아라이고사 시장이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시장을 수행하게 될 한인들은 자신의 언행이 한인사회는 물론 한국의 이미지와 직결돼 있음을 항상 기억해야 하며, 시장을 내세워 개인의 명예나 다른 목적을 추구해서도 안된다. 자칫 불필요한 언행이 오히려 시장을 구설수에 휘말리게 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번 방문은 미국 제2의 도시를 다스리는 시장으로 하여금 한국의 역사와 멋, 그리고 잠재력을 한번에 일깨워 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며, 향후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위상이 올라 갈 그와의 관계를 더욱 다질 수 있는 전기가 될 수 있다.
LA시장과 각별한 관계임을 자랑하는 한인들이 ‘친구’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시장에 대한 예우를 잊지 않고, 책임감과 겸손한 모습을 끝까지 보여줘야 한다.
김경원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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