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추석 맞는 서울’르포
추석(6일)은 어김없이 다가온다. 개천절(3일)부터 추석까지, 추석 너머 일요일까지, 올 추석 연휴는 여느해보다 길다. 그러나 서울 사람들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 경기가 안풀리니 안색도 안풀리는 것이다.
대형 백화점은 물론 골목골목 재래시장과 가게 등 매장에도 물건만 가득할 뿐, 찾는 이들이 드물다. 추석은 다가오는데 대목은 따라오지 않은 것 같다.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민족의 명절이라는 추석이라도 반가울 리 없다.
택시 운전사인 이모(신림동)씨는 추석에 고향인 대구에 내려가려 하지만 손님이 예전만 못하다보니 주머니에 여유돈이 없다며 고향가는 길에 선물이라도 사가야 할텐데라며 한숨을 쉬었다.
고향에 가기위한 기차표를 예매 하기위해 서울역을 찾은 남모(회사원)씨는 중소기업 규모의 수출관련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그는 원화가치의 하락으로 인해 회사가 피해를 입고 있다며 두둑한 보너스는 꿈도 못꾸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추석 대목을 노리는 상인들의 입가에도 웃음이 사라진 건 마찬가지이다. 서민들이 가계 허리띠를 바짝 줄라매는 통에 몇해 전에 비해 매상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세 개 살 거 두 개 사고, 그것도 모자라 하나 사는 형편이니 이윤이 많이 남을 턱이 없다.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최모씨는 추석이 다가오면 북적거리는 사람들로 시장통에 활기가 느껴지기 마련인데, 그 전만 못하다면서 줄어든 매상장부를 들여다보곤 입을 굳게 다물었다.
한쪽에선 해외나들이 썰물인파 대조적
하지만 이런 처지에 놓인 사람들과는 대조적으로 연휴기간동안 해외 여행에 나서는 사람들도 25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소식이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예약승객이 20%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고향길만큼 다른 나라를 여행하려고 떠나는 하늘길도 크게 붐빌 전망이다. 한쪽에서는 고향갈 여비가 넉넉치 못해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서민들이 바라보는 하늘을 날고 있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늘어가고 있다.
<서울-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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