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사고의 아픈 기억에서도, 반신마비의 고통에서도 빠르게 회복돼가고 있는 김빈나 양. <진천규 기자>
반신마비에도 희망찾기
후원손길 끊겨 재활‘막막’
“잘못된 판단이었지만 아버지를 이해하고 용서합니다.”
이제 사고가 난지 겨우 반년, 성인들도 충격에서 헤어 나오기엔 너무 짧은 시간에 열여섯살 소녀 빈나는 어느새 어른이 돼버렸다.
지난 4월, LA 한인타운에서 50대 가장이 유서를 남기고 아내와 남매를 총격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은 한인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줬다. 그리고 그 참극 속에서 맏딸 김빈나(16)양만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빈나는 몸의 왼쪽이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반신마비 판정을 받았고, 교회 목회자 집으로 옮겨갔다가 가족의 오랜 지기였던 지금의 법적 보호자 김미선씨와 새로운 가족이 되는 큰 변화를 겪었다.
하지만 법적보호자 김미선씨의 가정은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경제적 어려움이 만만치 않다. 현재 아파트 매니저를 하며 생계를 꾸려가는 김씨는 “처음엔 정에 이끌려 승낙했지만 한창 중요한 11학년인데 학원비조차 대줄 수 없어 맡겠다는 결정이 잘한 일이었는지 모르겠다”며 “사고 직후엔 생활비 후원을 자청한 이들이 넘쳐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감감 무소식이어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현실은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빈나는 생각보다 씩씩하고 밝아 보였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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