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탈북자 출신 정성산 감독의 뮤지컬 ‘요덕스토리’ 공연이 LA에서 있었다.
함경북도 요덕의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을 입체적으로 고발하는 장면은 승화된 예술작품이기 이전에 인간말세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팠다.
때마침 북 핵 실험으로 인한 한인들의 큰 관심 속에 그곳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천인공노할 인권유린 행위와 뜨거운 사랑, 자비로운 용서 등을 담은 이 작품은 관람한 모든 이에게 진한 감동을 주었다.
요즘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은 김대중 노무현 두 정권이 경협사업이란 이름으로 북에 제공한 현금이다.
현금획득에 지름길인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을 북한에선 중단하지 말아줄 것을 간청해 오고 한국은 이를 수용하고 있다.
걸핏하면 자주와 민족을 주창해 왔던 386주사파 출신들이 대거 포진, 현 정권의 일선에서 국정을 좌지우지하니 북한의 핵 도발에 입 벙긋 조차 못할 수밖에 없다.
친북반미 구호로 마치 저들만이 애국애족이요 자주독립의 선구자인양 합창하고 있는 가운데 간첩 혐의자, 공산주의자가 의젓하게 민주투사 훈장을 달고 활보하는 상황이다.
북한 주민이 헐벗고 굶주리며 수없이 죽어가는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나무 한 그루 없이 발가벗겨진 북녘 땅, 사선을 넘어 목숨을 파는 부녀자와 어린애들, 쓰레기처럼 버려진 압록강 두만강 가의 시체들을 보고 나는 내 눈을 의심하며 눈물 흘렸던 수년전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
지금도 사선을 넘는 수많은 탈북자들을 외면한 채 그당시 어쩔수 없이 우리가족만 동토에서 구출한 일에 죄책감과 미안스러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요덕 스토리’에서 우리는 인간세계에 마지막 남은 생지옥을 목격했다. 인간의 목숨을 파리보다 가볍게 해치고 고문과 기아에 시달리면서도 끝까지 인간에 대한 사랑을 버리지 않고 서로를 용서하는 극내용이 인상적이었다.
그중에서도 생의 종말을 맞으며 하나님에게 향한 한 죄수의 절규는 사람들 가슴을 마구 쳤다. “아버지여, 남조선에만 가지 마시고 공화국 이곳 요덕에도 와주소서”라던 그의 기도가 하루속히 이뤄지기를 간구한다.
이재학/재미시인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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