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새해 벽두부터 현대자동차의 노조가 난리를 치고 있다. 여기에서 필자가 ‘난리’라고 하는 것은 현대차 노조의 행태가 사리분별이 없어지고 정말 ‘난리’치는 정도로 진전한 까닭이다.
멀리 도요타를 비롯한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과의 전략적 경쟁을 위해 노사 모두가 열심히 노력해도 힘든 형편에 파업과 분쟁으로 이 중요한 때를 허송하는 것을 보는 동포들의 마음은 서글프다.
현대차를 특별히 사랑해서가 아니라 현대차가 차지하는 한국 경제에서의 비중 때문에 저러다가 중국 등 후발 경제에 추월당하는 게 아닌가 염려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현대차의 노사분규에 궁금해 하는 것은 항상 노사분규만 있으면 억지 떼쓰는 노조에 왜 회사가 계속 끌려 다니는가 하는 것이다. 이번 경우도 그렇지만 과거에 노사가 동의해서 정해 놓은 협약을 노조가 억지를 쓰고 파기해도 회사 측이 번번이 끌려가니까 또 같은 억지를 쓰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인데 거기에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노조의 집행부의 선거가 있으니 노조의 내부세력들 중에서 강성기조를 유지하는 쪽이 항상 유리하니까 그렇다는 것은 충분한 설명이 되지않는다.
토랜스에서 개업의로 있는 친구 안홍구 박사가 전해온 경남스틸이란 어느 한국 중소기업의 경영 사례를 들어 근본 이유 설명을 드리려 한다.
최충경이란 기업인이 경영하는 경남스틸은 1990년 설립된 이후 포스코에서 냉연코일을 공급받아 소비자가 주문하는 규격으로 가공해 원자재를 공급하는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설립이후 15년간 매출액이 25배 늘고 이익은 70배 가량 증가했다.
이 제조업체의 지난해 매출은 1,400억원, 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건실한 업체인데 놀라운 것은 건실한 영업 성적만이 아니고 최 사장의 기업관에 있다.
이 회사는 작지만, 유명한 대기업들에서도 하지 못할 직원 복지혜택을 갖추고 있다. 이 회사 직원들의 가족들이 병원에 가면 입원비와 수술비를 전액 회사가 부담한다. 자녀 수에 상관없이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학비 전액이 제공되고, 연간 100만원 한도에서 직원들이 악기를 배우거나 문화 예술방면의 취미활동을 하면 이를 지원한다. 식당 아주머니까지 포함해서 52명 전 직원이 정규직인데 4년에 한번 1억원 이상을 들여 해외 고급 휴양지로 전 직원 연수를 보낸다.
물론 이 회사에선 설립 이후 노사분쟁 한번 없었고 외환위기 때도 마이너스 성장이 아니라 규모가 더 커졌다.
그러나 이회사의 경영이 놀라운 것은 그 핵심에 투명 경영이란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적당히 투명한 게 아니고 최 사장은 “속까지 다 내놓아 보자”는 심정으로 투명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회사 사정을 직원들이 속속들이 알고 거기에 맞춰 대우를 받는다면 불만이 생길 여지가 없다는 얘기다.
이것이 핵심이다. 현대차의 정몽구 회장이 지난해 감옥에 갔던 일을 우리는 모두 기억한다.
감출 것이 많은 회사는 약하다. 억지 부리는 노조가 경영진의 어두운 구석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데 그 회사가 노사협상에서나 협상이행 과정에서 강하게 나올 수가 없다.
경남스틸과 같은 기업이 건강한 것은 경영자의 능력만이 아니라 그 투명성에 있다. 투명한 회사나 투명한 사람들은 무서울 게 없기 때문이다.
<이종열> 페이스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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