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한국 보육원 아이들 초청, 하울리 부부
▶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아이들 초청 이벤트 계속 할 터”
조와 넬다 하울리 부부는 매년 크리스마스를 위해 저축을 한다. 크리스마스 샤핑을 위한 저축이 아닌, 한국의 보육원 아이들 초청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하울리 부부의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벤트는 초청 수속이 늦어져 ‘설날 이벤트’가 되고 말았다. 강릉 보육원에서 지난해 제일 공부 잘한 김경화(14), 이은비(13)양이 하울리 부부의 초청자로 선정되어 꿈에 그리던 하와이를 방문했다.
이들 두 소녀는 하와이 산타클로스와 더불어 10여일간 하와이 관광은 물론 생활영어를 배우며 세상을 보는 눈과 마음을 넓히고 22일 한국으로 돌아갔다.
하울리 부부의 한국 보육원 아동초청 이벤트는 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
5년전 오레곤에 거주할 당시 부인 넬다는 노인과 어린이를 돌보는 곳에서 일을 했다.
당시 오레곤과 속초는 자매도시여서 공무로 속초를 방문했고 그때 강릉 보육원도 방문해 그곳의 아이들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하울리 부부는 2002-03년에 이어 올해에도 보육원 아이들을 초청했고 한국 아이들과 보다 더 따뜻한 정을 나누기 위해 요즈음 한국말 배우기에 한창이다.
이들 부부의 성탄이벤트가 한인사회에 알려진 것은 남편 조의 한국어 지도를 돕고있는 직장동료(국토안보부 검사관) 이진희씨에 의해서다.
이진희씨는 어느날 하울리씨가 ‘시트와 시트사이에 들어가서 자라’는 말을 한국말로 어떻게 하면 되느냐는 다소 엉뚱한 질문을 받고 이들 부부의 성탄 이벤트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 부부의 침대에는 시트2개 덮개 2개가 있고 보조 이불을 하나 더 주면 아이들은 침대 맨 위에서 보조이불을 덮고 잔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울리 부부가 이진희씨에게 “시트와 시트 사이에 들어가 가서 자라”는 말을 어떻게 하냐고 물어 보았다고 한다.
하울리씨의 성탄이벤트 소식을 전해들은 이진희씨와 다른 한국인 직장동료들은 이들 부부의 사랑 나누기에 힘을 보태기로 하고 지난 20일. 경화와 은비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처음 보는 금발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무섭거나 낯선 곳에 온 두려움은 없었냐는 질문에 은비는 “처음엔 조금 무서웠지만 익숙해져 지금은 오히려 할머니 할아버지와 대화 하는 게 즐겁다”고 한다.
아이들은 한국에서 영어를 배웠지만 기본적인 알파벳 정도이고 조는 한글을 읽고 쓰기는 하지만 대화를 완벽하게 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이들은 대화할 때 전자 사전을 이용한다고 한다. 부인 넬다가 영어로 사전에 입력을 하면 한글 단어가 나오면 그것을 아이들이 보고 이해한다고 한다. 아이들은 이런 것이 즐겁고 재미있는 모양이다.
이들 두 소녀는 ‘여기서 살고 싶다’고 할 정도로 하울리 부부와의 잠시 생활이 즐거운 모양이다. 아이들이 음식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 부인 넬다는 “지난번에 온 아이들은 한국음식만을 찾아 고생했는데 은비와 경화는 스파게티와 치킨, 팝콘을 너무 좋아하고 김치를 사다 놨는데도 먹지 않는다”며 “음식 걱정은 없었다”고 한다.
남편 조는 2년반 후면 은퇴 한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은퇴 후 오레곤으로 다시 돌아간다. 하와이에 살고 싶지만 집 값이 너무 비싸 오레곤에 이미 집을 사두었다고 한다.
오레곤으로 이주해서도 계속 한국의 보육원 아이들을 초청 할거냐는 질문에 “활동이 왕성한 아이들을 따라 다니기엔 너무 힘이 벅차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하겠다”고 전한다.
이들 부부의 초청 아동들에 대한 책임감은 우리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은비와 경화를 위해 한 한인이 아이들을 자기집에 데려가 이틀 정도 재우면 안되겠냐고 하울리 부부에게 물었더니 이 부부는 ‘자신들이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서명을 하고 데려왔기 때문에 자기들도 같이 가서 자면 허락하겠다’고 할 정도로 이들의 책임감은 강하다.
부인 넬다는 “이 아이들에게 영어를 말할 기회를 제공해주고 이들이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낯선 곳에 다녀 왔다는 자신감을 주어 이들이 앞으로 리더로서의 삶을 살아 갈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고 나름대로 자신들의 이벤트 의의를 전한다.
그녀는 “우리는 큰 집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부자도 아니지만 큰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인생을 살아가는데 물질보다는 큰 사랑의 마음이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전했다.
<오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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