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실향민들이 민주평통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이산가족상봉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백발 실향민들 “죽기전 꼭 가족 만나야”
내달 2일 마감, 말일께 후보 80명 발표
“북한에 남은 형제 4명 중 벌써 2명이 세상을 떴소. 이번에 못 가면 영영 못 보는 거지.”
이산가족 상봉단 신청접수가 22일 시작된 오전 10시 LA 민주평통(회장 신남호) 사무실.
상봉사업 세부사안이 미정임에도 불구하고 백발의 실향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신청자들은 대다수가 70세를 넘긴 고령의 한인들로 이번 방북사업을 헤어진 가족을 찾기 위한 마지막 기회로 삼는 모습이 역력했다.
함흥 제2 고급 중학교에 함께 다니다 학도병으로 입대하면서 가족들과 헤어졌다는 김태영(74)씨와 전동섭(73)씨는 “지금까지 가족들과 만나기 위해 안 해본 방법이 없다”며 “이번에는 꼭 북한의 가족들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보름 전 북한에 살고 있는 여동생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는 김씨는 “차라리 살아있는지 어디 사는지 모른다면 그리움이 덜할 것”이라며 “편지까지 보내는 여동생과 남동생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더 힘들다”며 타는 속을 털어놓았다.
함께 신청서를 작성하던 전씨는 “죽기 전에 누나를 다시 한번 만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고 “신문에 나오면 북한에 갈 확률이 높아지냐”며 답답해했다.
벤추라 카운티에 살고 있는 김모(70)씨는 1.4 후퇴 때 헤어진 가족의 거주지는 물론 생사도 모르는 상태다.
그는 “지금까지 북한의 가족을 찾기 위해 이산가족 찾기 방송 출연은 물론 조선족 브로커를 통해 수소문도 해봤다”고 말하고 “지금까지 찾진 못했지만 동생들이 반드시 어딘가에 살아있으리라 믿는다”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한편 LA평통은 방북신청서 접수를 3월2일 마감한다. 또 방북 신청 후보자 명단도 70명에서 80명으로 늘어난다. 22일 신남호 회장은 이런 사실을 추가로 밝히며 “26일 상봉단 인선위원회가 정식 구성돼 선정기준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에 따르면 북한 당국으로부터 가족관계가 확인된 후보자 명단을 되넘겨 받는 시기는 3월20일에서 25일 사이가 될 전망이다. 신 회장은 “3월말께 최종 명단을 발표하는 것이 목표지만 문제는 촉박한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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