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유력 대권주자들. 매케인(왼쪽부터)은 두 번 결혼을 했고 줄리아니와 깅그리치 나머지 두 사람은 세 번 결혼한 화려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복잡한 결혼전력의 대권주자 난립
달라진 미국사회 지도자관 반영
미국의 지배층 하면 떠오르는 게 WASP다. 백인(White)에, 앵글로색슨(Anglo-Saxon)에, 청교도(Puritan)의 머리글자들을 딴 단어다. 미국의 대통령은 단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WASP다. 예외는 존 F. 케네디로, 가톨릭교도로서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이 됐다.
미국의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 그러면 불문율처럼 따라 붙는 조건이 WASP 출신인가 하는 것이었다. 거기다가 또 하나의 조건이 있었다. 이혼 경력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로널드 레이건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지명을 따냈을 때, 그러니까 1980년의 일이다. 공화당 내 일부 사람들은 꽤나 심각한 우려를 보였다. 이혼 경력을 가진 후보가 대통령이 된 적이 없다. 그런데 레이건은 이혼을 했다. 이게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보였던 것이다.
이혼 경력을 들먹이는 사람들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러나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고령이 문제였다. 그러나 이 약점을 커버하고 레이건은 대선서 승리했다. 생각보다는 이혼경력이 선거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던 것이다.
2008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전은 여러 면에서 기록을 세우는 선거전이다. 우선 WASP의 신화가 깨질 수도 있다는 것이 그 하나의 가능한 기록이다. 민주당의 강력한 대권 후보들은 여성에, 흑인에 그리고 히스패닉이기 때문이다.
이혼 경력 등 후보의 가정적 요인이 레이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것도 이번 대선의 중요 관전 포인트다. 대선출마를 공표한 사람마다 이 문제를 지니고 있어서다.
먼저 존 매케인을 보자. 그가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전에 뛰어들자 당장 문제점이 제기됐다. 사상 최고령 출마자라는 점이 그 하나다. 그리고 한 차례의 이혼 경력이다.
이혼 경력은 현재로서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 분위기다. 문제는 사상 최고령 대선출마자란 점이다.
루돌프 줄리아니 역시 이혼 경력이 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다. 두 번 이혼하고 세 번 결혼을 한 것이다. 그 두 번째 이혼이 상당한 후유증을 남겼다. 상처를 입은 줄리아니의 자녀들이 아버지의 대선을 돕지 않겠다는 성명을 공개적으로 낼 정도다.
공화당의 또 다른 유력한 대권후보는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이다. 그 역시 세 번 결혼을 했다. 깅그리치는 거기다가 최근 한 기독교 지도자와의 라디오 대담에서 과거에 혼외정사를 한 사실을 밝혔다. 대선출마를 염두에 두고, 사전에 고해성사를 한 것이다.
모두가 이혼 경력이 있다. 이 이혼 경력이 대선 레이스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앞서도 얘기됐지만 매케인의 경우는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번 정도의 이혼은 대통령 출마 자격에 큰 결함이 안 된다. 이게 과거와 달라진 미국인들의 정서로, 레이건이 그 사실을 이미 입증했다. 때문에 한 세대가 지난 오늘 날 문제가 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줄리아니의 경우는 그러나 문제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는 게 많은 정치 관측통들의 생각이다. 두 번 이혼을 했다는 사실은 아무래도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세 번 결혼한 후보는 곤란하다는 반응을 보인 미국인은 29%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그 두 번째 이혼의 희생자가 자녀들이다. 이 점이 상당한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
레이건도 이혼으로 자녀들이 상처를 입었다. 레이건 딸 페티 데이비스가 가정문제로 인해 받은 상처를 공개하고 나섰던 것. 그러나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호감을 주는 성격, 건실한 사생활 등 레이건이 지닌 장점이 유권자들에게 어필되면서 이 문제를 덮었다.
줄리아니는 레이건과 반대의 성격이다. 그런 그가 공화당 대권주자로 확정될 경우 그의 성품, 가정문제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검증이 이뤄지는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그럴 때 이혼 후유증은 심각한 정치적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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