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텍 총기 사건 이후 학교의 교내 안전에 민감해 있는 가운데 메릴랜드 헤거스타운 인근의 한 한인고교생이 친구들의 놀림에 맞서다 무기한 정학조치를 당해 학교측의 처사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S고에 재학 중인 이모군(17)의 모친에 따르면 이 군은 7일 학교로부터 정신과 전문의의 상담치료를 받은 후 전문의의 판단을 받아야 학교에 복학할 수 있다는 결정을 받았다.
이 군의 모친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를 거부했으나, 진요한 목사(헤거스타운한인교회)는 이군이 급우들의 놀림에 농담으로 총 이야기를 꺼냈다가 친구들이 학교당국에 신고해 지난 1일부터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도록 하는 처분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군은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너처럼 말이 없던 조승희가 큰 사고를 쳤다”면서 “너도 말이 없는 것을 보니까 위험하다”는 놀림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군은 “내 미래가 좋지 않으면 총을 쏠 수도 있다”고 언급했고, 친구들은 이 말을 듣고 곧바로 교사에게 신고, 경찰에 인도됐다는 것이다.
학교측은 7일 관계자 회의의 이군의 모친을 통역을 제공해 참석시켜 학교의 처분을 전달했다. 학교측은 이군의 장래를 위해 치료기간 동안 담당교사들이 가정 방문해 가르치는 홈스쿨을 제공하고 이번 사건과 관련된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교측은 8일 졸업을 일년 앞둔 이 군이 학교의 조치에 따르기로 했지만 치료 후에도 복학 허용 여부는 학교가 아닌 상급기관이 결정한다고 밝혀, 이 군의 정학이 장기화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학교측은 다음 학기에야 이 학생의 복학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학교의 처분에 대해 진 목사는 “학교는 신고를 접수하자 이 군의 소지품을 검사하고 정신치료 전문의를 동원, 정신감정까지 했다”며 “학교측의 과잉 반응이 과잉 처분으로 이어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진 목사는 “이 군은 철학에 심취하는 등 생각이 깊고 생활이 바른 학생”이라며 “이 같은 처분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군의 모친은 “아들이 지금까지 친구들과 문제를 일으키거나 따돌림, 차별을 당한 적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이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에 학교측의 조치에 순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권태면 총영사는 “현재 한인회측과 진상파악에 나서고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인들은 조승희 총기난사 사건이 한국과는 무관한 미국 사회의 병폐로 이해하고 있는데 우리가 자꾸 이 문제를 언급하거나 이슈화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일도 가급적 조용히 대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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