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근 목사(오른쪽)와 박성균 미주운동본부 사무총장.

해외의 2세 청소년들이 모국의 농어촌 청소년들에게 영어를 지도하며, 뿌리를 익히는 운동이 해내외의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엘리콧시티 소재 벧엘교회의 이순근 목사가 창시한 ‘에즈마이아 운동’은 2세들이 여름방학 동안 한국의 소외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성경캠프를 열어 영어와 복음을 함께 전하는 것. 지난해 여름 벧엘교회의 청년 15명이 전남 보성, 순천, 여수 등에서 3주간 실시한 결과 반응이 너무 좋아 올해부터 본격적인 2세 운동으로 확대했다.
안식년을 맞아 이 운동에 전념하고 있는 이 목사는 올해는 미국은 물론 캐나다와 유럽의 스웨덴에서까지 100여명이 참여한다고 전했다.
박성균 미주운동본부 사무총장은 참가자의 증가로 올해는 교회 뿐 아니라 고아원과 학교까지 대상을 확대했으며, 대상 지역도 전남에서 해남이 추가되고, 경북 포항과 의성, 경기도 양평에 제주도까지 20군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미 전역은 물론 남미와 호주, 뉴질랜드의 한인교회에도 호소, 호주와 뉴질랜드는 내년 1월 겨울 캠프를 연다. 전세계적 운동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 목사는 이 운동을 “2세들의 조국 농어촌 교회 살리기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에즈마이야’란 명칭은 성경의 에스라와 느헤미야의 합성어이다. 에스라와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이 아닌 이방 땅에서 포로로 끌려간 이스라엘 백성의 후손으로 태어났으나 조국으로 돌아가 허물어진 이스라엘을 재건하는데 봉사했다.
2세들의 캠프는 작년 10월 목회자들의 평가에서 원어민 강사보다 효과적이라는 평을 얻었다. 학생들의 접근이 용이하고, 강사가 한국어도 가능하며,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보성 득량군 남초등학교의 경우 아예 정규 교육일정에 넣었다. 농어촌 어린이들은 영어 연극과 게임을 하면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캠프 후에도 서로 영문으로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우정도 잇고 영어 실력도 계속 키워간다.
올해는 7월 19일 불광동 한국기독교수양관에서 2박 3일간 봉사자 합동수련회를 가진 후 3박4일간 두 차례 봉사활동을 펼친다. 봉사활동 기간 중 참가자들은 경주 견학, 단소 제작지를 방문해 단소를 직접 제작하고 연주법을 배우는 프로그램도 마련, 2세들의 정체성 확인을 돕는다.
참가자는 항공료만 자비 부담하며, 나머지 경비는 운동본부에서 기금모금을 통해 충당한다. 고교생 이상의 2세 및 성인이 된 1.5세와 2세, 유학생 등이 참여할 수 있으며, 중학생 이하도 도우미로 참가가 가능하다.
캠프 기간이 짧은 점을 극복하기 위해 후속 프로그램도 모색하고 있다.
“한국에서 영어는 부의 상징입니다. 부유층의 자녀만이 영어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현실에서 ‘영어의 무상분배’를 통해 기독교의 섬김의 정신을 실천하려 합니다. 또 한국의 반미, 반이민 정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에 사회적 의의도 큽니다.”이 목사는 2세들이 펼치는 새로운 농활(농촌활동)이라고 지칭했다.
한국에서는 지난 4월 26일 운동본부가 창립됐으며, 미주운동본부는 그 이전인 2월 19일 첫 모임을 가졌다.
유럽과 동남아를 돌며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 목사는 음악 전공자들이 지도하는 음악캠프도 구상중이라고 덧붙였다.
문의 (443)765-6091.
<박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