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숙사모(낙원장로교회)
나는 눈물이 많은 사람이 좋습니다. 살면서 가끔은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 주며, 나 또한 뜨거운 눈물을 흘릴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은 그 사람의 아픈 상처를 씻어 주는 것입니다. 동시에 자기 자신의 영혼의 상처를 씻어 내는 것입니다. 메마르고 각박한
세상입니다.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는데 믿음과 사랑보다 든든한 버팀목은 없습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가슴속에 언젠가는 올라가야 할 절벽이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내려와야 할 절벽이 있습니다. 그 고독한 절벽 앞에 아프고 좌절하고 흔들리며 믿음으로 스스로 생활하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힙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여정에 좋은 만남이 있다는 것은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축복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 사람과의 만남, 자연과의 만남. 좋은 만남을 통해 생각을 바꾸고, 인생의 꿈과 방향을 바꾸게 되기도 합니다.
좋은 만남은 보석처럼 숨겨진 가능성과 잠재력을 찾아내어 새로운 꿈, 위대한 꿈을 꾸게 하고 그 첫 발을 내딛게 합니다. 우리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바쁜 일상생활로 피곤하고 힘들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입버릇처럼 쉬고 싶다고 말합니다. 쉼이란 일하는 사람에게 필요합니다. 사실 일할 것이 없는 사람에겐 쉼은 의미가 없습니다. 메모리얼 데이에 오랜만에 지인의 초대를 받아 롱아일랜드 햄튼 별장에서 여러 믿음의 가족들과 더불어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연을 채색하는 빛깔들이 섬세하게 여러 가지 초록빛으로 어울려 우거진 숲이 주는 편안함. 천천히 걷는 산책길, 바람을 타고 아카시아향기가 코끝을 스칩니다. 어릴 적 아카시아 하얀 꽃을 꺾어 먹던 기억에 마음이 싱그러워집니다. 그래도 이젠 그것을 꺾어 먹을 수 있는 마음도 잊고 살아갑니다.
오랜만에 쉼을 갖는 우리는 동심으로 돌아가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초록빛 바닷물에...” 흥이 나서 메들리로 불러 봅니다.“사모님, 가위! 바위! 보! 질 때마다 아카시아 한 잎씩 떼어 내며 마음 졸이던 일...생각나요?” “그~럼요~” “어머, 우리 언니는 아카시아 잎사귀를 다 떼어 내고 그 줄기로 내 머리카락을 돌돌 말아 곱슬곱슬 예쁜 물파마?도 해 주었답니다...” 앞을 다투어 추억 속의 이야기를 할 땐 50대의 아줌마들도 청순한 소녀들 같습니다. 햇살을 듬뿍 받은 초록빛과 어울려 피어난 이름 모를 핑크빛 보랏빛 꽃들. 하나님의 창조의 손길이 얼마나 섬세하고 아름다운지 놀랍습니다. 하
지만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랫말처럼 기쁨도 함께 나누고 슬픔도 함께 할 수 있는 지금 함께 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힘을 내세요. 주님이 함께 하시잖아요” “용기를 잃지 마세요” “사랑해요. 내가 있잖아요” “우린 반드시 해낼 거예요. 믿음으로 잘 인내합시다” “기도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도와줄까요?” “고마워요” “아닙니다. 제 탓입니다” “용서해 주세요”. 이렇듯 주고받는 작은 말 한마디가 서로에게 힘이 나게 만들어 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가 썰렁하고 어두운 마음에 말 한마디로, 신뢰의 눈빛으로, 남을 위해 베푸는 숨은 손길로 사랑을 아름답게 꽃 피울 줄 아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곤 합니다.
오랜만에 갖는 휴식 시간에 잠깐 멈추어 서서 내가 잘 가고 있는지. 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주었습니다. 더불어 풍요로운 음식들. 요절복통 즐거운 게임들. ‘Blood Diamond’라는 영화감상까지. 함께 웃고, 함께 믿음을 키우며 함께 소망을 가꾸어 가는 믿음의 가족들과 우리 서로 마주보며 살아가는 세상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꽃이 피었습니다. 자세히 바라보면, 그 꽃마다 개성이 있어 참 예쁩니다. 저마다의 다른 향기로 피었습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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