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가을 워싱턴에서 열린 포도주 시음 행사에서 90% 이상의 정확도로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한인이 있다.
‘유럽 포도주 시음단(European Grand Jury)’ 개최한 이날 대회 참가자는 케빈(한국명 근진·39) 신씨를 포함 40명. 이들은 1995년 이후 블란서 보르도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된 각 18종의 포도주를 맛보고 어느 지역 제품인지 맞춰야 했다. 이날 신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으로 단연 돋보였고 ‘유럽 포도주 시음단‘ 정회원으로 바로 선발되는 영예를 누렸다. 당시 그의 성적은 행사에 참여했던 역대 세계 챔피언 두 명을 누를 정도였다.
‘유럽 포도주 시음단’은 전세계에서 매년 생산되고 있는 포도주를 보다 공정하게 품평해 최고의 제품을 찾아내기 위한 방법으로 1996년 구성된 모임. 현재 오스트레일리아, 벨지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룩셈버그,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영국, 미국 등에서 선발된 40여명의 정회원과 준회원이 있는데 한인으로는 신씨가 유일하다.
한 번 회원이 되면 매년 3-4회씩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리는 시음 행사에 초청받아 새로 출시되는 포도주를 품평할 기회를 얻게 된다. 보수는 따로 없지만 그곳에 머무는 동안 각종 특전이 주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수없이 많은 생산자들이 매해 새로 시장에 내놓는 포도주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유력 신문에 실리는 방법을 통해 제품 수준이 결정되는데 것이 보통. 그러나 이처럼 시음단의 종합적인 채점을 받게 되면 신뢰도가 당연히 더 높아진다.
신씨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자신에게 비상한 미각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한국에 거주할 당시 사촌 형의 포도주 상점에 들렀다가 아주 비싼 와인을 한 번 마시게 됐고 반해 버렸다. 그 후 와인 시음은 취비가 됐고 용돈은 모두 와인을 사는데 썼다. 그리고 자신이 그 미묘한 맛과 향을 구분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됐고 작년 시음 행사에는 사촌 형의 적극적인 권유로 참가해 뜻밖의 결과를 얻었다.
1984년 고등학생 당시 도미해 현재 연방정부를 컨설팅하는 컴퓨터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메릴랜드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워싱토니언이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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