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산을 아우르며 자리잡은 샌프란시스코 북쪽 미어 우즈 팍에는, 한인들 사이에 그냥 편하게 미어 우드로 불리는 그곳에는, 이름 그대로 미어 우드가 꽉 차 있다. 햇볕을 전령사로 삼은 하늘과 땅의 만남을 시샘하듯 땅을 뒤덮고 하늘을 가린다. 덕분에 습기를 먹는 이끼들이 제법 자라고 이 가뭄에도 계곡물은 졸졸 흐른다.
그렇다고 숲을 그리는 이들에게 길조차 내주지 않을 만큼 인색한 숲은 아니다. 충분히 많지는 않아도 필요한 만큼은, 이 오솔길 저 오솔길 놓여 있고 뚫려 있고 이어져 있다. 그 길을 따라서 사람들이 다닌다. 가끔 사슴이며 산토끼며 짐승들도 기웃거린다. 날다 지친 산새들도 미어 우드 가지나 오솔길 옆 이정표를 횃대삼아 달콤한 휴식을 즐긴다.
7월 한복판 토요일인 지난 14일, 북가주 승가회 불자들 수십명도 그런 길을 따라서 걸었다. 걸어서 올랐다. 한두시간 땀 흘리며 올랐다 끝내는 다시 낮은 데로 임했다. 바랑처럼 배낭을 맨 수원 스님(가운데)도, 지난해 7월 시작된 월례 불자산행에 한번도 빠지지 않은 85세 황기준 거사(왼쪽)도, 심리상담전문가인 추교학 박사(오른쪽)도, 길을 따라서 길을 찾아서….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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