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숙사모(낙원장로교회)
바람이 고요하고도 향기롭게 부는 여름날의 새벽입니다. 이른 아침을 반기는 참새소리들을 들으며 눈을 떴습니다. 드디어 길고도 긴 여름방학, 취침, 기상, 성경읽기, 기도, 공부, 컴퓨터 게임 등. 약속된 시간을 지키지 않아 천하태평 막내와의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도 시작되었습니다.
사랑은 관심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어머니는 무관심한 듯해 보여도 자식의 변화에 매우 민감합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바빠도 자식을 향한 눈길을 떼질 못합니다. 그래서 아이의 표정, 움직임, 말 한마디에도 예민하게 귀 기울이십니다. 우리의 아주 작은 신음도 들으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그분은 끊임없이 우리를 격려하시고 회복시키시고 치료하시고 도전하십니다.
사춘기의 아이와 갱년기에 접어든 아내 사이에서 일어나는 울지도 웃지도 못할 코믹한 일들을 보며 “여보, 당신과 아들이 마치 카툰 만화에 나오는 ‘탐 엔 제리’같이 스릴 있어. 아기가 출생하려면 모태에서 열 달을 채워야 하고 태어나 아이가 장성한 어른이 되는데도 수십 년이 걸리는데 당신, 너무 조급해..” “설익은 감을 따면 떫어 먹을 수 없어. 좀 믿어주고 기다려 주면 안 되나?” 남편의 말처럼 나는 기다리는 것이 너무 힘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하나님은 느림?의 은사를 가진 아들을 통해 조급하고 인내하지 못하는 날 단련하고 계십니다.
그런 중에 마귀는 비판과 미움, 분노, 용서하지 않는 마음을 먹고 자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랑과 배려에 대한 반응이 미지근하고 흐리멍텅 하면 “어머, 재, 왜 저러는거야?” 속상해집니다. 사랑에서 시작되었는데. 이게 뭔가? 싶어 마음을 비우고 몇 가지 결심을 해 봅니
다. 남의 자녀와 비교하는 경쟁심과 시기심에서 벗어나야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녀의 약점과 실수와 허물에 대해서도 너그러워지기를 위해 노력 중입니다. 아이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녀석만 보면 누구를 닮아서 저럴까? 하고 화가 치솟으면 얼른 생각을 바꿉니다. 저 녀석이 아니면 나는 어디서 인내를 배우나? 그러고 보니 그 녀석 때문에 내 삶에 찾아 온 유익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 기쁨, 포용력, 겸손, 절망 가운데서 희망.
그 뿐이 아닙니다. 그 아이 때문에 하나님께 무릎을 꿇는 일을 배웠고 하나님과 더 깊은 교제를 하게 됨을 깨달았습니다. “엄마, 나도 이렇게 하고 싶지 않은데 내가 왜 이러는지 나도 모르겠어요. Mom, I’m sorry.
I’ll try do my best.” 커다란 눈에 눈물이 가득 차는 것을 보면서 “얘야, 무엇이 널 그렇게 힘들게 하니? 마음의 고통이라는 것,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네가 힘들어 할 때 내가 하다못해 절반이라도 뚝 떼어 갈 수 있을텐데. 도와 줄 수 있을텐데” 안타까워 또 하나님 앞에 아들을 올려 드리오니 다스려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러고 나니 자식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거친 말이 사라졌습니다. 자식이 나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들어 가기에 더욱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내 태도가 바뀌어 가는 만큼 아들 녀석도 변화되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면 환경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가정이나 교회도 비판이 아니라 사랑과 격려로 세워집니다. 사람은 충고가 아니라 기도로 변화됩니다. 잘못과 허물은 야단쳐서 고쳐지는 것이 아닙니다. 격려하고 사랑함으로 치유되고 회복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당신의 백성으로 만드시고, 겸손하게 만드시고,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게 하기 위해서 훈련시키십니다. 성격 못된 사람을 통해서 훈련하시고, 돈 때문에 고생하게 하십니다. 건강 때문에, 자식 때문에 힘들게 하십니다. 이런 고난을 빨리 끝내고 싶습니까? 포기하십시오. 겸손하십시오. 순종하십시오. 그러면 고난이 빨리 끝납니다. 그리고 광야를 지날 때 만나가 있었음을 기억하십시오. 하나님은 광야 생활40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먹을 것을 주시고 입히시고 보호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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