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간 신부가 시부모를 처음 뵙고 인사드리는 것을 ‘현구고례(見舅姑禮)’라고 한다.신랑이 두 번 절한 후 신부가 시부모에게 각각 네 번 절하고 술과 안주를 드린다. 이때 드리는 음식을 ‘폐백(幣帛)’이라고 한다.
지금은 이 현구고례가 왜곡내지는 변형되어 신랑신부가 부모에게 함께 절하고 대추나 밤을 치맛자락에 받는 것을 폐백이라고 하지만 의미는 신부가 시부모에게 처음으로 인사드리는 것이기에 혼자 절을 드리는 것이다.
예전에는 페백음식으로 대추(밤)폐백과 고기폐백, 술을 올렸다.
특히 폐백음식에서 빠져서 안되는 것이 바로 대추고임이다.대추를 보고도 먹지 않으면 스스로 늙음을 자초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몸에 이롭기 때문에 경사스런 날에 예를 갖춘 음식에 단연 으뜸으로 쓰인다.
대추를 먹으면 몸속의 독소가 해소된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폐백음식상에는 대개 밤과 대추를 고여 올리는데 그 고여 올리는 예술적인 솜씨와 형태, 그리고 정성 여하에 따라 음식상의 품격이 현격히 달라짐은 물론이다. 특히 대추고임은 부와 자녀번창을 뜻하며 시아버지께 드리는 의
미가 크다. 대추는 특히 양기를 지녀 아들을 상징하고 밤은 차고 음한 기운을 지녀 딸을 상징한다.대추는 두어되 정도를 한 그릇에 올리고, 고기 폐백은 꿩고기 포나 쇠고기 편포(육포)을 만들어 썼다.정약용(丁若鏞)의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에 보면 형편이 어려운 집안에서는 밤과 건어(乾魚)를 사용하기도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대추고임은 신부가 시아버지께 드리는 것이다. 신부가 대추고임을 시아버지께 올리고 절을 한 다음 시어머니께 절을 하고 나면 시아버지는 신부에게 덕담을 하며 대추를 던져주는데, 이는 다산과 무병장수를 의미하므로 내 씨를 아들을 통하여 며느리에게 내린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시어머니는 대추를 던지지 않으며 시아버지 외의 다른 사람도 대추를 던져주어서는 안된다. 1900년대 예서에 보는 시아버지가 절을 받고 대추중 한두 개를 입안에 씹어 씨를 발라 그 씨와 대추를 던져 주었다고 한다.
신부가 시아버지에게 드리는 것은 장수를 기원하는 것이고 대추나 씨를 신부에게 던지는 것은 아들 낳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신부는 받은 대추와 밤을 모두 먹어야 하며 아무리 많은 양이라도 남과 나누어 먹어서는 안된
다. 대추고임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모양이 크고 고른 호대추를 골라서 사야 한다. 벌레가 먹은 것도 안되며 썩은 것이나 무른 것도 안된다. 깨끗하게 고른 것을 물에 잘 씻은 후 물기를 닦아내고 청주로 버무려 불려둔다. 잘 불려둔 대추를 빨간 실에 잘 꿰어 놓는다. 쟁반의 중앙에는 밤을 놓고 그 주위를 실에 꿰어둔 대추를 잘 말아가며 고인 후 중간 중간에 잣솔 뭉치를 꽃아 장식을 한다.
폐백에 쓰는 대추고임은 인연과 만남의 의미로 쌓아올려지는데 상·하간에 서로 엇갈리게 벽돌 쌓는 모양으로 쌓아 올린다. 밤이 아닌 쌀이나 곡물을 사용하지 않으며 대추와 밤은 태양과 달을 의미하므로 대추와 밤으로 쌓아 올린다.회갑상이나 다른 상차림에도 대추고임이 올라가는데 여기에는 흰쌀을 기둥으로 하여 대추를 쌓으며 대추 쌓는 모양새도 엇갈림이 아닌 수직으로 쌓아 올린다. 이는 장수를 의미한다.육포는 시어머니께 드리는 음식으로 부모님을 공경하고 정성을 다해 모시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포는 시어미니께 고기 종류를 말려 술과 함께 안주로 드리는데 며느리가 살림하면서 저지를 실수를 포용해 달라는 부탁의 뜻이다. 때문에 폐백음식은 나누어 먹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육포는 결대로 뜬 소고기를 양념장에 담가 간이 배면 참기름을 발라 채반에 널어 햇볕에 말린다. 폭 8cm가량의 다홍색 종이에 근봉(謹封)이라고 써서 띠를 만든 다음 준비된 편포 가운데를 둘러 목기에 담는다. 육포 대신 편포라 하여 다진 쇠고기를 양념해 두덩이로 만들어 익혀 사용해도 된다. 시어머니는 폐백포를 받는데 이는 며느리의 흉허물을 덮어주겠다는 뜻으로 쓰다듬어 주는 것에서 유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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