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건목사(뉴저지 베데스다교회)
한국의 모 교회 성도들이 아프가니스탄에 선교활동을 위해 갔다가 인질로 잡힌 사건이 날마다 한국교회, 국민들, 동포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어서 속히 무사히 풀려나와 가족과 교회, 온 국민들에게 평안을 전해주기를 함께 기원한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한국 및 이민 교회에
던져주는 교훈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한국 교회가 선교 사역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물심양면으로 활동하는 것은 한국 교회가 살아 역사한다는 증거임이 틀림없다. 서구 교회가 침체되어 가는 이 때, 미국을 제외하고 세계 선교에 그렇게 큰 열정을 갖는 나라가 한국교회 말고 또 있을까? 한국 교회가 선교사들의 열정과 희생에 의해 생겨났기에, 세계 선교에 열과 성을 다하는 것은 보은의 행위요, 예수님의 지상 명령을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 분명하다.
필자의 교회도 남미의 모 지역의 선교사를 돕는 바, 놀라운 것은 교인들이 갖는 열정이다. 기도는 물론, 선교비를 아끼지 않는 교우들의 열정이 선교에 대한 그들의 마음이 어떤 것인가를 보면서 남모르게 감동하게 된다. 선교, 또는 전도한다는 것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것인가를 알고 있다는 표현 그것이다. 좋은 음식을 먹으면서, 그것을 이웃과 나누어 먹고자 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따뜻한 마음의 표현이다.
교회 안에 지상명령(Supreme Commandment)으로 알려진 것이 바로 선교의 명령이 아니던가? 그러나 한국, 또는 이민 교회 안에 선교에 대해 갖는 태도는 몇 가지 성찰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이 글을 쓴다. 첫째, 선교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 목적이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믿는 삶 속에 누리는 복된 삶을 그들에게 전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근래 선교에 대해 갖는 의문은 교회가 ‘선교 한다’는 그 사실 자체에 목적이 있는 듯싶다. 더군다나 교회의 선교 활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성찰하고 목적을 이루는 것 보다는 ‘선교하는 교회’라는 선전적 효과와 교회의 성장을 위한 방책으로 있는 것이 아닌가, 의
문을 가질 때도 있다.
교회의 대외적인 발표와 보고에 의하면 얼마의 인원이, 얼마의 돈을 사용했고, 어떤 건물을 지었는가, 그것이 중심이 된 보고를 하고 있다. 외적인 행사와 물량이 중심이 된 선교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선교는 마음을 전하는 것이고 진리를 가르치고 삶을 나누는 것임에도 외형적이
고 이벤트 성으로 변질되는 것이 아닌가? 질문하게 된다.특히 단기 선교를 통해 선교 현장의 사람들의 삶에 동참하고, 의료, 교육 등을 통해 그들을 돕는 행위는 교인들의 의식과 신앙생활을 자극하고 격려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러나 현지인의 입장에서 그런 단기적인 방문과 선행이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까? 선교활동이 선교의 대상인 현지인들을 위해 있기 보다는 교인들을 자극하고 교육시키는 것에 중심
이 실린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현지인들은 선교의 대상이 아닌, 교인들을 위한 수단이 되는 것이 아닐까? 또한 교회가 해외 선교에 대해 갖는 열정을 갖는 것은 좋은 일이나 그 열정만큼 가족과 이웃 속에 복음과 생명을 전하는데도 동일한 열정을 나타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서울의 모 교회 성도들은 선교지의 위험을 알리고, 방문을 자제하라는 정부의 안내 앞에서 사진을 찍고 떠난 모양이다. 마치 정부의 경고를 비웃듯이...그리고 예기치 않는 불행을 만나 가족, 교회, 온 국민의 마음을 졸이게 만들고 있다. 해당 교회는 빚어진 현실에 대해 뒤늦게 사과했다고 한다. 선교는 소풍을 가듯이 가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사도 바울이 그랬던 것처럼, 생명의 위협을 몸으로 겪으면서 복음과 생명을 전하는 것이 선교의 바른 정신일 것이다. “그런즉 사망은 우리 안에 역사하고 생명은 너희 안에서 하느니라(고후 4:12)” 이 마음과 자세 속에서 참된 선교가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어서 속히 인질들이 무사히 풀려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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