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잊은 채 컴퓨터를 배우는 재미에 푹 빠진 할아버지들. 왼쪽부터 아론 정, 곽창권, 박용호 할아버지.
가든그로브 화제
‘사이버텍컴퓨터’ 초보교실
70세 넘은 노인 수강생 4명
“배우는데 나이가 어디 있어”
“배우는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가든그로브 사이버텍컴퓨터에서 운영하는 초보자를 위한 컴퓨터 교실. 존 박 대표로부터 기본적인 인터넷과 디지털카메라 사용법을 배우는 10여명의 수강생 중에서 백발을 휘날리는 4명의 만학도가 유독 눈에 띈다.
최고령인 올 해 90세 박용호 할아버지는 지난 6월부터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1918년생으로 컴퓨터보다는 주산과 붓글씨에 익숙한 박할아버지는 “올 10월 유럽여행을 가는데 그 때 자녀들에게 선물로 받은 최신 디지털 카메라를 제대로 활용하고, 한국에 있는 친구와 조카들에게 이메일을 쓰고 싶어 수업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수업이 끝난 뒤 집에 돌아와 부지런히 복습을 하지만 다. 나이도 많은데 왜 힘들게 공부를 하느냐는 질문에 구순의 학생은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내 자서전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작성하는 게 꿈”이라고 대답한다.
박 할아버지가 입학하기 전까지 최고령 학생이었던 곽창권(81) 할아버지는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매일 아침 한국 신문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컴퓨터 환경에 익숙해졌다. 곽 할아버지는 “머리에 들어오는 것보다 나가는 게 더 많지만 그래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두 할아버지에 비하면 아직은 청춘인 아론 정(70) 할아버지. 정 할아버지는 요즘 컴퓨터 게임의 재미에 푹 빠져있다.
여학생 중 최고령인 남 김(73) 할머니는 “신세대랑 같이 호흡하기 위해 배우기 시작했는데 재미있다”고 만족해했다.
박용호 할아버지는 “환갑이 지난 큰 아들을 비롯해 많은 은퇴자들이 젊었을 때는 바빠서 나이 먹어서는 건강을 핑계로 컴맹신세를 못 벗어나는데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며 “보다 많은 노인들이 컴퓨터를 배우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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