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다 된 것 같아요”
한국 인기 방송 프로그램인 ‘미녀들의 수다’(이하 미수다)의 고정 출연자인 레슬리 밴필드(사진)는 한국에 흠뻑 젖어 있었다.
미수다는 타국인의 입장에서 본 한국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매회 마다 30여명의 외국인 미혼 여성 출연진을 통해 한국을 조명하는 프로그램. 신선함과 함께 외국인에 대한 친밀감을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밴필드는 출연진의 맏언니 역할을 하며 다른 출연자에 비해 균형 잡힌 의견을 개진, 인기를 얻고 있다.
휴가차 고향 메릴랜드를 방문 중인 밴필드는 “정 많은 한국 사회가 정감이 든다”며 “아주머니들이 이것저것 챙겨 주는 것이 이제는 익숙해 진한 감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정이 적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 같아 때론 서운함도 느낀다고.
독실한 기독교인인 밴필드는 워싱턴 DC에서 태어나 PG카운티 시트 플레즌트에서 성장했으며, 메릴랜드대학에 진학, 국제정치학을 전공한 재원. 본인의 선교 사명 확인이 한국 방문의 동기가 됐다고 밝혔다. 밴필드는 한림대 출강과 서울시청 근무 후 현재 KOTRA에서 영문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또 평소 소외층에 대한 관심이 있어 탈북자를 지원하는 ‘헬핑 핸드’라는 단체의 기도 모임에 참석한다, 또 지인들의 권유로 ‘북한민주화 네트워크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밴필드는 1998년 한가위 특집 외국인 장기자랑에 첫 출연하며 방송과 인연을 맺은 후 작년 7월부터 방영 중인 미수다에 고정출연하고 있다. 차분한 성격의 그녀는 미수다 출연 후 6개월 쯤 돼서야 거리에서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겼다고. 인기가 상한가를 치는 에바 포피엘과 사오리 장은 외출하면서 모자를 깊게 눌러 쓰는 등 나름대로 분장(?)을 하고 다녀도 팬들이 알아봐 유명세를 치르지만 본인의 인기는 그 정도는 못 된다며 웃었다.
올해로 한국 거주기간이 12년째 된 밴필드는 한국에 대한 폭넓은 이해 덕분에 미수다에서는 우등생으로 통한다. 한국 전통 문화에 관심이 높아 탈춤, 부채춤, 북춤을 추며 전통 자수도 배웠으며 혼자 김치를 담글 줄 알고 김치찌개는 일품이라고 자랑했다.
한국식 생활에 익숙해진 그녀는 이번 고향 방문에서 문화적 시차를 느꼈다고. 포크와 나이프 잡기가 어색하고 몇 일간은 소화도 안 됐다고 말했다. 된장찌개가 몹시 그립다는 그는 지인들을 만나는 동안 불쑥 튀어나오는 한국말을 절제하느라 힘들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한국 홍보에도 한국인 이상이다. 한번은 뉴욕 맨해턴 지하철에서 옆 좌석에 앉은 한 이스라엘 관광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전통 혼례 사진이 담긴 책갈피를 선물하며 한국에 대해 자랑, 즐거웠고 뿌듯했다고. <권기일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