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코리아데스크 박준서 본부장
“가슴은 뜨겁고 머리는 냉철한 전문성이 필요한 것이 바로 국제구호 사업입니다”
아프간 피랍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국제적 구호기구 ‘월드비전’ 코리아데스크의 박준서(사진) 본부장은 마음이 안타깝다. 지난 17년간 국제기구에 몸담아 온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한인들의 해외선교나 구호사업은 그동안 위태로운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박 본부장은 “한국인들은 가슴이 뜨거워 때론 행동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 동안도 국제기구에서는 상식이 되어있는 전문성이나 안전성을 고려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이번 사태도 어느 정도 예견됐던 사고가 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4년 르완다 내전이 벌어졌을 때다. 당시 한국 월드비전에서 근무하던 박 본부장 앞으로 “당장 르완다에 가서 난민들을 돕겠다”는 한국 사람들의 뜨거운 요구가 이어졌다. 미국 월드비전에 그 열기를 전했지만 결과는 녹녹치 않았다.
내전지역인 만큼 의료나 농업, 식수 개발, 항공기 조종사, 통역사 등 전문직 종사자중 3년 이상 장기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고 각종 백신을 맞고 보험에도 가입해야 했다. 특수지역인 만큼 일반인이 단기 파견되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은 것이다.
“수백명이 몰려 들었지만 까다로운 자격조건에 합당한 사람이 없었고 특이한 상황인 만큼 예외를 적용해 줄수 없는지 물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안전성이 더욱 중요하고 자격요건을 충분히 갖춘 사람을 파견해야 한다는 것이 본부측 의견이었습니다”
박 본부장은 ‘최초’ ‘최고’ ‘유일’ 등의 단어를 중요시 여겨 ‘이름 알리기’에 급급한 한인 단체나 기관, 교회들이 반성하지 않는다면 ‘뜨거운 가슴’을 가진 젊은 피해자들이 계속 발생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박 본부장은 “국제봉사나 구호, 선교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생겨나고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발전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움직임”이라고 칭찬하면서도 “무엇보다 전문성이 가장 필요한 일이다. 책임감과 전문성, 신중성을 가지고 효과적인 사업을 펼쳐나가거나 국제기구의 자문, 연합사업 등으로 효율성을 높이지 않고 단체나 기관이 자신의 몸집 불리기에 급급하다면 이러한 일은 또 벌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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