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여성인질-언론 잇단 통화 주선
심리전 수위 높여
피랍 사건 9일만인 지난 달 26일 처음으로 미국 CBS방송을 통해 임현주(32.아프간 현지 가이드) 씨의 육성을 내보냈던 탈레반이 4일과 5일 AFP통신 및 한국 언론들에 또 다른 여성 인질들의 ‘구명’ 호소 내용을 공개했다.
탈레반측의 네 번째 ‘통화 주선’ 주인공으로 이날 AFP통신 기자와 통화한 ‘싱 조-힌’이라는 여성은 “저들은 우리를 죽이겠다고 협박해요. 죽고 싶지 않아요”라고 울먹이며 한국과 아프간 정부는 물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까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자신을 `현주’(듣기에 따라 `선주)라고 밝힌 또 다른 연성도 “탈레반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우리를 구해달라”며 역시 교황과 유엔과 반기문 총장 등에게 구명을 요청했다.
탈레반은 앞서 지난 달 28일과 30일에도 국내외 언론을 통해 각각 유정화(39)씨와 이지영(36) 씨의 절박한 육성을 공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탈레반측이 이처럼 연약한 여성 인질만을 골라 수일 간격으로 언론과 통화를 주선한 것과 관련, 수 일째 교착상태를 보여온 인질협상을 가속화하고 섣불리 구출작전에 나서지 못하도록 심리전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날 AFP통신과 통화한 이 여성이 ‘죽고 싶지 않다’며 극도로 불안한 심경을 밝힌 것은 한국인들의 뇌리에 생생히 남아 있는 김선일 씨의 ‘최후의 모습’을 연상시켜주면서 한국과 아프간 등에 압박을 가하려는 탈레반측의 의도로도 풀이가 가능하다.
한편 울먹이며 구명을 호소하는 한국인 여성 인질의 인터뷰가 외신을 통해 전해진데 대해 피랍자 가족모임은 “신원 확인 등 일체 공식 반응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피랍자 가족모임 대표 차성민(30)씨는 “납치세력의 전략에 휘말릴 수 있으므로 육성공개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원칙대로 이날 인터뷰한 피랍자의 신원확인 등 일체 공식 반응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남매야 무사히 돌아와 다오” 눈물의 편지>
아프가니스탄에 억류 중인 서명화(29)·경석(27)씨 남매의 부모인 서정배·이현자씨 부부가 자녀의 생환을 기원하는 심경을 담은 편지를 5일 공개했다. “부디 건강히 무사히 돌아만 와다오”라며 부부가 아들·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본사 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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