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키 챈과 크리스 터커가 에펠탑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러시 아워 3’주연 재키 챈 인터뷰
인터뷰 후 본기자 소개하자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러시 아워 3’(Rush Hour 3-영화평 영화이야기 면)에 주연한 재키 챈(53)과의 인터뷰가 지난 달 29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서 있었다. 만면에 미소를 띠고 인터뷰에 임한 재키는 다소 서툰 영어로 통역 없이 질문에 답했다. 재키는 대답을 할 때 일어섰다 앉았다 하면서 온갖 제스처를 써가며 노래까지 불러 인터뷰 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어 놓았다. 인터뷰 후 그와 사진을 찍을 때 한국인이라고 나를 소개하자 재키는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라고 한국말로 반겼다.
액션 신은 모두 내가 안무
폴란스키 단역 출연 놀라
2009년까지 스케줄 꽉 차
내복과 양말은 손수 빨아
-에펠탑에서의 격투신은 당신이 액션을 안무했는가.
▲물론이다. 재키 챈은 늘 액션을 자기가 안무한다. 에펠탑에서의 격투신은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 처음에 브렛(래트너-감독)이 전화를 걸어와 파리의 에펠탑에서 액션 신을 찍자고 했을 때 난 “농담 말라”고 답했었다. 우리는 에펠탑을 큰 돈 주고 몽땅 빌려 촬영했다. 난 홍콩 식으로 안전장치 없이 액션을 하자고 했더니 모두들 적극 반대, 몸에 줄을 달고 촬영했다.
-감독 로만 폴란스키와 공연한 소감은.
▲그는 위대한 감독이다. 난 왜 그가 우리 영화에 단역으로 나왔는지 지금도 이해를 못 하겠다. 그는 좋은 감독일 뿐 아니라 좋은 배우이기도 하다. 그는 연기의 타이밍을 잘 알고 있어 브렛 래트너를 오히려 지도했는데 이에 대해 브렛은 “그래, 그래, 그래”라고 응수하며 익살을 떨었다.
-제트 리와 공연하는 ‘금지된 왕국’에 대해 말해 달라.
▲제트 리와는 10여년 전에 함께 일할 기회가 있었으나 무산됐다. 그런데 영화 제작사에서 이 영화의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제트 리와 공연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어왔다. 그래서 난 내가 은퇴하기 전에 제트 리와 꼭 한번 영화에 공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는 호흡이 잘 맞아 예행 연습 없이도 서로 치고 받으며 액션 신을 신나게 해냈다. 난 술 취한 원숭이 같은 연기를 한다(‘금지된 왕국’은 손오공 이야기로 재키는 원숭이로 제트는 삼장법사로 각기 나온다). 제트 리는 훌륭한 개성을 지닌 조용한 사람이다. 그러나 우리 둘만 있을 때면 우린 서로 치고 차면서 아이들처럼 장난을 했다.
-한국 영화인들과 합작할 계획은 없는가.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부탁한다.
▲한국 영화인들과 영화를 만들기 전 2개의 TV 작품을 제작할 계획이다.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다. 한국에는 2~3년 전에 갔던 것 같다. 한국 팬들은 날 늘 후원해 줘 정말로 고맙다. “감사 합니다”(이 말은 한국어로 했다.)
-중국 검열당국이 중국 범죄 집단을 묘사했다는 이유로 영화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는데.
▲그 문제로 내 매니저가 지금 당국과 협상중이다(그러나 중국 검열 당국은 최근 이 영화에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앞으로 특별한 작품 계획은.
▲난 그저 내 몸이 “이제 그만 해”라고 말할 때까지 영화를 계속해 만들겠다. 10년 전에 5년 후 은퇴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벌써 그 5년이 두 번이나 지났다. 지금부터 2009년까지 줄줄이 영화에 나올 스케줄로 꽉 찼다. 2009년 말에는 장이모와 영화를 만들 계획이다. 그래서 난 크리스 터커에게 ‘러시 아워 4’를 만들고 싶으면 2010년에나 보자고 말했다.
-당신은 사업가로도 성공했는데.
▲커피가게 사업을 시작했다. 곧 중동에 20개 점포를 그리고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도 개점 할 예정이다. 내년 1월에는 베이징 공항에 가게를 열고 상하이에는 곧 커피가게가 들어선다. 또 극동 아시아에도 점포를 열 예정이다. 커피점 이름은 재키 자바 커피인데 최근 자바가 상표권 침해로 날 고소해 현재 자바 자를 쓰지 못하고 있다. 자바가 안 되면 ‘와자’라고 부르겠다.
-후배 양성 계획은.
▲작은 규모의 영화를 만들어 새 연예인들을 발굴할 예정이다. 맨날 재키 챈과 제트 리만 있으면 신선감이 없다. 지금 내가 계획하고 있는 것은 중국 전국에서 TV의 경연대회 식으로 뛰어난 남녀 무술인을 뽑아 영화에 출연시키는 일이다. 인터넷을 통해 응모한 사람들 중 현재 일단 20만명을 뽑아놓고 계속해 추려 나갈 것이다. 심사위원 중 하나가 브렛 래트너다.
-크리스 터커와의 관계는 영화 밖에서도 긴밀한가.
▲제1편을 찍을 때만 해도 난 영어가 불편하고 크리스는 보기와 달리 수줍은 형이어서 서로 만나면 “굿 모닝”하는 것이 다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린 서서히 가까워졌는데 제2편 때는 서로 좋은 친구가 되었고 이젠 형제처럼 지낸다. 우린 이제 서로 가족 얘기와 마음속에 있는 얘기를 하는 사이가 됐다.
-제3편을 찍으면서 뼈가 몇 개나 부러졌는가.
▲이번은 운이 좋았다. 두 발로 테이블을 들어 올리는 장면에서 가슴을 다쳤을 뿐이다. 모두들 잘 됐다고 하는데도 성이 안 차 한 번 더 했는데 테이블이 가슴을 덮쳐 다쳤다. 내가 어리석었다.
-아동용 영화를 만든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동들 교육용으로 만화영화를 만들 예정이다. 저녁 뉴스 후 “부모에게 효도합시다”라는 말을 내보낸 뒤 왜 그래야 하는지를 1분짜리 만화영화로 만들어 방영하는 것이다.
-당신이 할 수 없는 일도 있는가.
▲난 공중도덕을 안 지키는 시민들에게 엄한 벌을 주는 판사가 되고 싶다. 홍콩 정부는 너무 관대하다. 나쁜 범죄 집단을 벌하는 정부 관리가 되고 싶고 마약 밀매자들을 체포하는 경찰이 되고 싶다. 길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을 벌주고 싶다. 홍콩 사람들은 금연구역에서도 뻐젓이 흡연을 한다. 지난 30년간 ‘깨끗한 홍콩’ 캠페인을 벌여 왔지만 개선된 점이 없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너무나 버릇이 없다. 법만 아니라면 그런 아이들의 뺨을 호되게 때려주고 싶다. 옛날 우리가 자랄 땐 밥 알 하나라도 떨어뜨리면 당장 따귀를 얻어맞았다. 난 지금까지 50여년을 살면서 단 한 번도 밥 알을 식탁에 떨어뜨린 적이 없다. 우린 그렇게 엄격하게 키워졌다. 지금 이 호텔의 내 방에 가 봐라. 내가 직접 빤 내복과 양말이 욕실에 걸려 있다. 정치를 하고 싶으나 나는 자질이 없다.
-커피는 어떻게 마시나.
▲우유를 타서 마신다. 카페 라테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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