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모목사(새누리신학연구소장)
종교는 지고지선한 것이요, 특히 유대·기독교는 야훼 하나님이 타락한 인류를 구원하려는 경륜 가운데 섭리되었다고 신구약 성서는 가르친다. 랍비나 서기관, 신부나 사제, 목사나 감독들까지도 지도자로 세워 하나님은 저들을 통해 그의 구원의 뜻을 이룩했다. 그러나 기독교가 중세기 로마 가톨릭교회로 발전되고 그 세력이 확장되면서, 교회는 세상을 위
해 섬기기보다는 오히려 군림하는 권세로 변하고, 나아가 심히 타락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하지만 하나님은 결코 그의 구원의 섭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의로운 소수의 참된 기독교인들을 통해 이를 개혁하고 새로운 형태의 기독교로 재탄생케 했다.
물론 세상의 권세까지 장악한 중세교회 속에서 그 개혁이란 쉬운 일이 아니요, 많은 하나님 사람들의 희생과 순교까지 초래하는 고통스런 것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중세교회의 도를 넘는 타락 속에서 위클립이나 후스, 제롬이나 루터 같은 진실하고 과감한 기독교인들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의 섭리를 새롭게 이끌어 갈 종교개혁의 길을 준비했다.
물론 중세교회의 타락한 법황이나 추기경 등의 지도자들은 이런 소수의 의로운 하나님 사람들을 핍박하고 종교재판소를 설치하여 이단으로 심판하며 화형으로 처형한 자들이 수없이 많았다.
그러나 실은 이단으로 정죄되어 처형을 당하고 땅 위에서 고난을 당하던 저들은 오히려 거룩한 종교를 모독하며 소위 기독교의 최고 지도자인 교황이나 추기경들이 하나님의 뜻으로 세워진 중세교회를 타락케 할 때, 저들의 이성과 양심, 심지어 생명을 내놓으면서도 기독교의 진리를 지키고 하나님의 구원의 뜻을 이루기 위해 어떤 수모도 달게 받았다. 비록 저들이 비참하게 처형되어 갔으나, 오늘 우리는 이러한 양심적인 크리스천들에게 크게 빚을 지고 있음을 잊을 수 없다.
세상의 안목으로는 교권을 가지고 권세를 누리는 자들이 성공한 자들이요, 이단으로 정죄되고 수모와 순교까지 당하면서도 저들의 신앙과 양심을 지키며 하나님의 뜻을 위해 희생되고 죽어가는 그들을 패배자요, 세상에서 버림받고 무능한 자들 같으나 하나님의 생각은 달랐다. 역사의 현장에서 패배한 자들 같았으나 하나님은 저들과 함께 하시고, 이런 소수의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 세상을 변케 하고 하나님의 인류 구원의 섭리를 새롭게 이어가게 하신 것이다. 바로 이러한 역사가 종교개혁이요, 이러한 양상은 그날만 아니라 오늘에도 다를 것이 없음을 본다. 이제 의롭던 하나님의 사람들 몇 명만이라도 그들이 땅에서 받은 수모와 생을 살펴본다.
옥스퍼드의 철학교수였던 위클립(John Wycliff·1320-1384)은 신앙과 행실의 기준은 교황이 만든 교리가 아니라 성경이며, 이 성경은 누구나 자기 나라말로 읽고 해석할 권리가 있다며 라틴어 성경 벌게이트(Vulgates)를 처음으로 영어로 번역했다(1382-1384). 교회의 머리도 교황이 아니라 그리스도요 교황은 택함 받지 못할 수 있다 주장했고, 성례식의 떡과 포도주는 사제가 기도하는 순간 예수의 참 살과 피로 된다는 화체설Transubstantiation)을 부인했다. 그는 화형당할 위험을 알면서도 용기를 잃지 않으며 후배들에게 외쳤다.
“그대들은 순교자의 면류관을 왜 멀리 하는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저 교만한 주교들에게 전하라. 그리하면 틀림없이 순교당할 것이다. 살기 위하여 침묵을 지키려는 것인가? 안 될 말이다. 탄압이 무서운가? 나는 그것을 기다린다.” 결국 그는 옥스퍼드대학에서 축출됐으나 이후 교황권의 부패를 비판하는 글을 쓰며 세상을 떴다. 천주교회는 그가 죽은 지 44년 후인 1428년에 그가 주장하던 반천주교의 주장들을 죄목으로 그의 무덤을 파헤치고 대중들 앞에서 그의 유골의 화형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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