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범목사(그레이스한인연합감리교회)
일반인들이 교회 다니기를 꺼려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 하면 아마도 ‘자꾸 죄인이라고 고백하라는 것’이리라. 실제로 큰 죄를 저지른 사람이라면 모르지만, 평범한 일반인들은 그렇게 죽일 죄를 저지른 적도 없는데, 죄인이라고 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죄는 윤리적이거나, 법적인 규정을 어긴 것에 대한 것이 아니라, 좀 더 깊은 차원을 말한다. 초대 교회의 교부인 어거스틴은 죄란 “하나님으로부터 돌아 서 있는 상태”(turning away from God)라고 하였다.
죄의 또 다른 개념은 “교만”이나 “자기 과시”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 없이 인간 혼자서 알아서 살아갈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이다. 여기에서 하나님이란 유신론적인 하나님으로 이해될 뿐만 아니라 인생의 목적과 진리의 목적, 궁극적인 삶의 이유로서의 하나님을 일컫는다. 그러므로 하나님 없이 살아가는 것은 인생을 의미 없이 헛되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을 죄라고 규정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 죄에 따른 영원한 형벌은 의미 없음, 헛됨 등을 의미할 것이다.
성서에서는 소외된 자들을 업신여기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그래서 가난한자, 과부, 고아, 이방인들을 보호하고 돌볼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민중신학자 서남동은 “압제자들이 피압박민들을 강제로 조정하려고 하는 수단”을 죄라고 규정한다.
그와 관련하여 성서에 나타나는 또 하나의 죄의 개념은 공동체 의식의 결여 혹은 공동체의 파괴에 대해서도 죄라 규정하고 있다.
무엇을 훔치거나 살인하거나 하는 행위가 개인의 잘못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공동체를 파괴하기 때문에 죄의 심각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동체의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 법칙을 무시하는 행위, 다수의 행복을 침해하는 행위 등이 죄가 된다. 요즘은 세계가 한지구촌 가족이 되었
다는 의식이 대두되고 있는데 이러한 의미에서 생태계의 파괴, 무분별한 개발, 환경의 오염 등도 심각한 죄의 범주 가운데 하나가 되는 것이다.
남의 죄에 대하여 지적하려고 들면, 더욱 불안하고 고약한 존재가 될 것이지만, 자신의 죄에 대해서 지적을 한다면, 더 없는 자기 수양의 기회가 될 것이리라. 하늘의 뜻을 어기면서 살려고 했던 것, 의미 없이 살아왔던 것, 소외된 자를 적극 돌보지 않았던 것, 공동체에서 이기적으로
생활했던 것들에 대해서 “제 탓입니다. 모든 것이 나의 부덕의 소치입니다”라고 이야기하기 시작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인간미 넘치는 삶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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